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영국 정부가 5G 이동통신망 구축사업에 중국 화웨이의 장비를 일부 채택키로 했다. 민감한 네트워크 핵심 부문에서는 화웨이의 장비를 배제하고 점유율도 35%를 넘지 않도록 한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5G 장비시장에서 화웨이 쏠림 현상이 현실화 될 전망이다.
2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국가안보회의(NSC)를 개최해 5G 네트워크 공급망에 관한 검토결과를 확정 발표했다.
이날 영국 정부는 화웨이를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고위험 공급업체를 중대 국가 인프라 보안 또는 보안 관련 네트워크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특히 통신 네트워크의 민감하고 중요한 핵심 기능에는 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할 예정이다.
다만, 모바일 기기 등을 안테나 기둥과 연결하는 접속망 등 비핵심 파트에는 사용을 허락하되, 어느 한 곳의 점유율이 35%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영국 정부가 사실상 5G 장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화웨이에 35%의 상한성을 두고 시장참여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같은 조치에 대해, 그동안 화웨이 장비배제를 요구해 온 미국 정부는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논평을 통해 "미국은 영국의 결정에 실망했다"면서 "신뢰할 수 없는 업체들이 5G 네트워크의 어떤 부분을 통제하는 데 있어 안전한 선택지는 없다"고 비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의 톰 코튼 상원의원은 "런던(영국)이 브뤼셀(EU)로부터는 벗어났지만 자주권을 베이징(중국)에 넘겨준 것이 아닌가 두렵다"면서 미국이 영국과의 정보공유 중단을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화웨이와 중국 공산당의 유착관계를 의심하며, 영국을 비롯한 동맹국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할 것을 촉구해 왔다. 미국은 화웨이 장비를 허용하는 국가와는 정보 공유를 중단하겠다고 경고해 왔다. 미국은 영어권 5개국 기밀정보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의 일원인 영국 정부에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영국정부가 미국의 만류에도 화웨이의 5G 장비를 채택함에 따라, 같은 상황에 처해있는 여타 국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은 유럽 주요국가 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등 주요 아시아권 국가 등에도 보안상의 취약점을 들어 화웨이 장비를 배제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국내에서는 5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통신 3사중에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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