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절감 등 안정적 운용 가능
초저금리 기조 속에 '퇴직연금'이 저축은행 알짜 상품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퇴직연금 상품은 저축은행이 직접 판매하지 않아 다른 상품보다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데다 만기가 길어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퇴직연금 상품을 판매 중인 저축은행은 27곳에 이른다.
저축은행 업계가 지난 2018년 11월 퇴직연금 상품판매를 시작한 이후 수신액은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페퍼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정기예금 잔액은 업계에서 가장 먼저 1조원을 기록했다. 페퍼저축은행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페퍼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정기예금 잔액은 1조1000억~1조2000억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지난해 12월엔 OK저축은행이, 올 1월엔 SBI저축은행이 퇴직연금을 통해 판매한 정기예금 잔액도 1조원을 넘겼다.
저축은행 퇴직연금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데에는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가 영향을 미쳤다. 시중은행 퇴직연금 수익률은 기준금리가 인하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1.4~1.8%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저축은행 상품의 수익률은 이보다 높은 평균 2% 초중반 수준이다.
저축은행 업계는 이 같은 상황을 반기고 있다. 퇴직연금 상품의 경우 저축은행은 상품 개발만 담당하고 판매·관리 등은 자산운용사가 맡는다. 이로 인해 저축은행 입장에선 상품 판매를 위한 인건비나 마케팅 등 비용이 들어가지 않아 조달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금 운용이 가능하다는 특징도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일반예금 고객의 경우 만기가 도래하면 금리를 비교해 타사로 이동하는 경우가 흔하다"며 "하지만 이에 비해 퇴직연금 고객들은 상품을 갈아타는 빈도가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저축은행 은행이 묶어두고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저축은행 입장에선 일반예금 등의 상품보다 퇴직연금 상품을 반기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주현지기자 j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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