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28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향해 "기득권 거대 양당은 검찰개혁이나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고 몰아세웠다.
집권여당과 제1야당이 검찰인사 논란으로 연일 맞붙자 양쪽을 모두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안 전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젊은 법조인과의 대화-무너진 사법정의를 논하다' 간담회에 참석해 "적대적 공생관계의 양당은 색깔만 다를 뿐 진영논리에 따라 검찰을 충견처럼 부리다 검찰에 물리는 악순환을 반복했다"면서 "(검찰이) 상대편을 수사하면 적폐청산의 선봉장이라 칭찬하다, 우리 편을 수사하면 역적이라 비난하는 행태는 공격과 수비만 바뀔 뿐 계속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안 전 의원은 특히 문재인 정부의 검찰 인사에 날을 세웠다. 안 전 의원은 "지난 23일 입장문에서 밝혔듯이 법무부의 이번 검찰 인사는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지 말라는 퇴장 명령"이라며 "청와대와 친문인사 관련 수사를 막는 것은 명백한 권력의 사유화다. 검찰을 권력의 시녀로 만드는 것은 현 정부가 가짜 민주주의 정부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단정했다. 안 전 의원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 폐지도 문제 삼았다. 안 전 의원은 "합수단은 2013년 고도로 전문화된 증권 범죄를 수사하기 위해 출범했다. 네이처셀 주가조작 사건, 신라젠 미공개정보 이용사건 등 굵직한 금융범죄를 전담한 여의도 저승사자였다"면서 "민생을 위한다면서 증권범죄를 신속하게 수사해온 합수단을 해체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주가조작 세력이 날개를 달아 서민들의 돈 강탈해도 정부는 속수무책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 전 의원은 "물론 절제되지 않은 검찰권을 남용해 검찰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얻은 검찰개혁은 필요하다"고 전제했으나 "합법적 수사를 무력화한 현 정부의 인사권 남용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헌법정신을 파괴한 숙청이다. 여든, 야든, 진보든, 보수든, 권력이 세든, 돈이 많든 거악을 잠들지 못하게 하고 거악을 감옥에 보내는 것이 검찰의 책무이고 국민의 명령이자 정의"라고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무너진 사법정의를 논하다'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