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0대 일자리 대책 발표 시기를 오는 3월 말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4월 총선을 앞두고 국민 혈세를 동원한 선심성 '표퓰리즘 대책'에 그칠 것이라는 논란이 벌써부터 일고 있다.
40대 일자리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닐뿐더러 생계비 지원, 창업 지원 등 정부 재정을 투입해 단기 일자리를 늘리는 땜질식 처방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28일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40대 고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퇴직·구직자에 대한 실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정부는 실태 조사를 2월 중 마무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관계부처 회의를 거쳐 3월 말 최종 대책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지난해 12월 26일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 1차 '40대 일자리 TF' 관계부처 회의를 열었다.
정부가 제안한 40대 일자리 늘리기 과제는 ▲직업훈련·교육·생계비 지원 ▲창업 지원 ▲산업·지역과 40대 고용연계강화 등이 될 전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직업훈련 강화와 생계비 지원, 고용서비스 강화, 창업 및 산업·지역과 연계 등이 40대 일자리 대책의 큰 줄기"라며 "주어진 기간 내 좋은 대책이 나올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벌써부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사실상 정부가 고민하고 있는 40대 일자리는 대부분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정부 주도형 일자리이기 때문이다. 40대 고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민간이 주도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정부 대책 방안엔 민간과 협의가 빠져 있다.
또 건설업, 조선업, 금융업 등 기업들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40대 고용률이 추락하고 있는 상황인데 불과 3~4개월 만에 대책을 제시한다는 자체가 섣부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 대책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40대 일자리가 줄어든 것은 일자리의 핵심인 제조업의 '탈 한국화'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정책화해야 하는데 정부가 오히려 기업 발목을 잡으면서 이런 현상이 더 심각해졌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주 52시간제와 최저임금 인상, 노동권력 강화가 그 예"라며 "결국은 정부 차원에서 나오는 정책은 세금으로 만든 보여주기식 일자리가 전부"라고 꼬집었다. 이어 "경쟁력 높은 산업을 육성해 경제 성장을 이끌고 40대 계층이 내는 세금으로 60대 이상 고령층을 부양해야 하는데,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모두가 붕괴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의 민간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40대 일자리 대책 발표 시기를 3월 말로 정한 것은 총선을 의식한 표퓰리즘 정책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면서 "정부가 제시한 대표 과제를 보면 대부분 국민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의도가 짙어 보이는데, 결국 40대도 60대 이상 고령층처럼 정부가 만든 한시적 일자리에 의존하게 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청년, 여성을 위한 일자리 대책안은 나왔지만 40대를 위한 일자리 대책은 없었다"면서 "40대가 우리 사회의 가장으로 중추적 역할을 하는 만큼 서둘러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통상 새로운 대책을 만들 때는 6개월 이상 기간을 갖고 협의를 거쳐야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온다"며 "작년 12월 말 협의를 시작해 3월 말 최종 결과가 나오는 것에 대해선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성승제기자 bank@dt.co.kr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지난해 12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40대 일자리 TF관계부처 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기획재정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