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전세기 4차례 급파
공무원 교육시설서 임시생활
文, 시진핑에 '구호지원' 서한
정부, 우한공항 통한 3023명
中전역 대상 입국자 전수조사
공무원 교육시설서 임시생활
文, 시진핑에 '구호지원' 서한
정부, 우한공항 통한 3023명
中전역 대상 입국자 전수조사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의료기관인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정기현 원장과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청와대 제공
확진 4515명·사망 106명
정부는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 사실상 고립된 한국인 700여명의 국내 송환을 위해 30일부터 31일까지 이틀간 전세기를 4차례 급파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탑승 전 국내에서 파견된 검역관의 검역을 거쳐 비행기에 탑승하게 되며, 귀국 후 일정 기간 정부가 마련한 공무원 교육시설에서 임시로 생활하게 된다.
정부는 또 이번 전세기편을 통해 마스크 200만개, 방호복·보호경 각 10만개 등 의료 구호 물품을 중국 측에 우선 전달할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에게 서한을 보내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와 관련해 한국 정부도 필요한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의 구호지원 약속은 시 주석이 본인 명의로 보내온 문 대통령의 생일축하 서한에 대한 답신에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또 서울 중구에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을 찾아 확진자 관리·치료 상황을 점검하면서 "정부차원에서는 강력한 조치들이 과하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발 빠르게 시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은 28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정부 합동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재외국민과 유학생 등 국민보호를 위해 우한시에 전세기 4편을 투입하여 귀국을 지원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귀국을 희망하는 수를 파악한 결과 700여명 수요가 파악돼 1월 30일, 31일 이틀간 우한시에 전세기 파견을 결정하고 중국 정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면서 "구체적인 날짜는 중국 측과의 협의 결과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8일 자정부터 중국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모든 승객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수검사가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인력지원 문제로 검역 대상자들에 대한 일대일 검역에 어려움이 큰 실정이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들은 본인의 건강 상태에 대해 건강질문서를 작성해서 검역관에 제출해야 한다. 질문서 작성을 거부하거나 거짓 작성해 제출하면 검역법에 따라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그러나 당장 우한에서 입국하는 사람을 확인하는 게 불가능하고, 증상 없이 입국했다 추후 확진자로 판정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우한 폐렴'을 완벽하게 차단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혜경 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생물테러총괄과 과장은 "우한공항이 폐쇄된 상황이라 우한에서 들어오는 사람을 우리쪽에서 확인하는 게 불가능한 상태"라면서 "보완책으로 검역관을 대폭 증원했고, 공항 안에 설치된 발열 검사대를 통해 발열 체크되는 사람들에 건강상태질문서와 발열 상태 등 두가지를 같이 보면서 우한을 다녀온 적이 없는지, 이상증상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 과장은 "중국에서 오는 인천공항 입국자수가 하루 3만5000명이다"면서 "열도 안 나고, 아무 증상 못느끼는 분들이 검사대를 지나가는 것(통과하는 것)을 차단할 방법은 없다"고 덧붙였다.
체온 측정 등 일대일 검역 검토도 인력지원 문제로 어려운 상황이다. 인천공항에 국방부와 경찰청, 지자체 등에서 검역인원 200명이 추가 배치될 예정이지만,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에 대한 일대일 검역은 역부족이다. 관건은 무증상 입국자를 얼마나 조기에 파악해내는가다. 실제 네번째 확진자의 경우, 무증상으로 입국해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총 172명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확진자와 접촉한 가족 중 한 명은 유증상자로 확인돼 격리조치 됐다. 다행히 이 환자는 음성판정을 받기는 했지만, 중국을 방문하지 않은 일반인이 확진자와의 접촉만으로 유사 증세를 보인 것이어서 보건당국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의료계는 확진자와 접촉한 대상자중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올 경우, '우한 폐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으로 크게 우려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무증상자가 확진자로 판명되고, 지역사회에 전파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각 지자체와 공조를 강화할 방침이다. 우선, 보건당국은 지자체 의료기관, DOR(환자 입국자 정보가 탑재돼 의료기관에 제공되는 안전정보시스템), 대국민홍보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자체별 선별진료소도 추가 확대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질병관리본부 중앙대책관리본부는 감염병 위기 단계를 경계로 상향함에 따라 지자체와 함께 지역사회 대응 체계를 한층 강화하겠다"며 "무증상기에 입국한 후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환자를 조기 조치하기 위한 지자체별 선별진료소를 추가 확대한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이어 "질병관리본부 상담센터 인력도 추가 확보하고 지자체별 주민콜센터와 협력해서 대기시간 단축 등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며 "의심 환자 신고 증가에 대비해서 지역별 거점병원 및 감염병 관리기관 등의 병상도 동원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필요 시 감염병 관리기관을 추가 지정해 단계별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확진 환자 또는 의심 환자 입원에 필요한 국가지정 입원치료 병상은 현재 29개 병원, 161개 병실을 운영 중이다.
보건당국은 중국 우한으로부터 입국한 입국자에 대한 전수조사도 시행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출입국 기록 등으로 파악된 우한공항에서의 입국자는 총 3023명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자체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함께 일괄 조사 및 모니터링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모니터링 하는 중에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확인되는 경우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에 이송해 격리·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의료기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을 위해서 직원 교육을 철저히 해 주시고 DOR(안전정보시스템) 등을 통해서 해외 여행력 확인과 선별진료소 운영, 개인보호구 착용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한 의료기관 행동수칙을 당부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발병지인 우한에 묶여있는 우리 국민들에 대한 귀국도 이르면 30일 전세기를 동원해 지원할 방침이다. 이들은 귀국 후 국가가 지정한 장소에서 14일간 격리된 뒤 이동할 수 있다. 37.5도 이상 발열, 구토, 기침, 인후통, 호흡곤란 등 의심증상자는 탑승할 수 없다. 현재 후베이성 우한에 체류 중인 국민 700명가량이 정부가 마련한 전세기 탑승을 신청한 상태다.
한편 28일 오전 9시 기준,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국내 확진 환자는 4명이며, 유증상자로 분류된 15명은 격리 조치 후 검사를 받고 있다.
김수연·임재섭기자 newsnews@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