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우리나라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간 영역에서의 회복세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연초부터 우한 폐렴이 돌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줄면서 그나마 성장해 온 서비스업이 위축될 수 있고,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전반적인 국내 소비마저 감소할 수 있다는 얘기다.
27일 정부에 따르면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는 2.4%다. 지난해 성장률이 2.0%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목표치를 0.4% 포인트(p) 높게 잡은 것이다. 앞서 세계 경제를 뒤흔들었던 미·중 무역갈등이 봉합 국면에 접어들면서 민간 소비·투자·수출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예측이 목표치의 주된 배경이 됐다. 반도체 업황이 제 자리를 찾으면서 수출·설비투자 모두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근거가 됐다.
그러나 중국에서 발생한 우한 폐렴이 새로운 악재로 떠오르자 정부의 장밋빛 전망은 달성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한 모습이다. 우선 유커의 한국 방문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지난해 한국에 입국한 중국인은 600만명에 육박한다.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갈등'으로 중국 정부가 한한령(禁韓令)을 내리기 이전의 75% 수준까지 회복한 셈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우한 폐렴으로 자국민의 해외 단체여행을 제한하면서 유커는 다시 감소세로 돌아설 공산이 커졌다. 특히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연휴기간에 사태가 터지면서 유커가 불러올 경제효과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내 우한 폐렴 확진 환자는 4명에 불과하지만, 확산 속도가 빨라질 경우 국내 소비와 여가 활동이 움츠러들 가능성도 있다. 이는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 2009년 신종플루(H1N1),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등 전염병이 경제에 미친 영향이 적지 않았던 점으로 확인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EIP)이 최근 발간한 '중국발 원인 불명 폐렴 현황 및 대응 방안' 보고서를 보면 사스는 2003년 2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p 안팎 하락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1999년부터 증가세를 보이던 중국과 한국 간 관광객 수가 감소하기도 했다. 2009년 신종플루 때도 정부와 연구기관들은 빠른 확산을 전제로 연간 성장률이 0.1~0.3%p 떨어뜨릴 것으로 내다봤고, 실제 2009년 4분기 GDP는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내에서 38명의 사망자를 낸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외국인의 국내 방문자 규모가 급감(2015년 5월 133만명→6월 75만명)하면서 2015년 2분기 성장률은 0.4%에 불과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추산에 따르면 메르스 영향으로 2015년 한국 GDP는 0.2%p 떨어졌고, 외국인 관광객은 200만명 넘게 줄어 여행업은 26억달러(약 3조원) 규모의 손실을 봤다.
일단 정부는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 중이다. 정부는 설 연휴 직전인 22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우한 폐렴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에 변동성이 다소 확대되고 있다"며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노력하기로 했다. 한국은행도 설 연휴 직후인 28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우한 폐렴 확산으로 인한 연휴 중 시장 상황 변화를 점검할 계획이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27일 정부에 따르면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는 2.4%다. 지난해 성장률이 2.0%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목표치를 0.4% 포인트(p) 높게 잡은 것이다. 앞서 세계 경제를 뒤흔들었던 미·중 무역갈등이 봉합 국면에 접어들면서 민간 소비·투자·수출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예측이 목표치의 주된 배경이 됐다. 반도체 업황이 제 자리를 찾으면서 수출·설비투자 모두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근거가 됐다.
그러나 중국에서 발생한 우한 폐렴이 새로운 악재로 떠오르자 정부의 장밋빛 전망은 달성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한 모습이다. 우선 유커의 한국 방문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지난해 한국에 입국한 중국인은 600만명에 육박한다.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갈등'으로 중국 정부가 한한령(禁韓令)을 내리기 이전의 75% 수준까지 회복한 셈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우한 폐렴으로 자국민의 해외 단체여행을 제한하면서 유커는 다시 감소세로 돌아설 공산이 커졌다. 특히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연휴기간에 사태가 터지면서 유커가 불러올 경제효과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내 우한 폐렴 확진 환자는 4명에 불과하지만, 확산 속도가 빨라질 경우 국내 소비와 여가 활동이 움츠러들 가능성도 있다. 이는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 2009년 신종플루(H1N1),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등 전염병이 경제에 미친 영향이 적지 않았던 점으로 확인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EIP)이 최근 발간한 '중국발 원인 불명 폐렴 현황 및 대응 방안' 보고서를 보면 사스는 2003년 2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p 안팎 하락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1999년부터 증가세를 보이던 중국과 한국 간 관광객 수가 감소하기도 했다. 2009년 신종플루 때도 정부와 연구기관들은 빠른 확산을 전제로 연간 성장률이 0.1~0.3%p 떨어뜨릴 것으로 내다봤고, 실제 2009년 4분기 GDP는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내에서 38명의 사망자를 낸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외국인의 국내 방문자 규모가 급감(2015년 5월 133만명→6월 75만명)하면서 2015년 2분기 성장률은 0.4%에 불과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추산에 따르면 메르스 영향으로 2015년 한국 GDP는 0.2%p 떨어졌고, 외국인 관광객은 200만명 넘게 줄어 여행업은 26억달러(약 3조원) 규모의 손실을 봤다.
일단 정부는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 중이다. 정부는 설 연휴 직전인 22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우한 폐렴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에 변동성이 다소 확대되고 있다"며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노력하기로 했다. 한국은행도 설 연휴 직후인 28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우한 폐렴 확산으로 인한 연휴 중 시장 상황 변화를 점검할 계획이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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