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27일 국회에서 만나 바른미래당의 앞날을 의논했다. 안 전 의원이 귀국한 지 8일 만이다.
손 대표는 안 전 의원을 만나 환영의 뜻을 밝히며, 21대 총선에서 큰 역할을 해달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손 대표는 이날 당 대표실로 찾아온 안 전 의원에게 "귀국을 환영하고, 축하하고, 감사한다"면서 "안 전 대표가 귀국하면서 강조한 것이 손학규가 지향해온 바와 같다"고 격하게 환영했다. 손 대표는 또 "안 전 의원이 보수통합으로 안가겠다고 확실히 해줘서 한편으로 걱정했는데 안심했다"면서 "안 전 의원에게 거는 기대가 아주 크다. 그동안 대선과 서울시장과 선거에서 기대가 줄어든 면이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점에서 안 전 의원이 전방에 서줄 것을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또 바른미래당의 목표로 중도개혁 실용정당을 내세웠다. 손 대표는 "우리나라 정치는 극한대결에서 벗어나서 연합정치로 가야 한다. 누더기가 됐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통과됐고, 그것을 기초로 해서 많은 사람들이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번 총선의 결과는 이제 식물국회, 동물국회에서 벗어나서 경제, 민생에도 기여하고 안보, 평화에도 기여하는 정말로 일하는 정치를 만들어야 되겠다. 기존의 구태정치는 이제 끝장을 내고, 미래 세대가 정치의 주역이 되도록 해야 되겠다"고 했다.
안 전 의원은 "손 대표와 지금 어려움에 처해 있는 바른미래당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에 대해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도록 하겠다"고 짧게 화답했다. 안 전 의원은 앞서 지난 21일에도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과 만나 향후 정치 행보를 논의한 바 있다. 안 전 의원은 당시 측근 의원들과 바른미래당 개혁과 신당 창당 등을 놓고 심도 있게 토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의원이 귀국 후 당으로의 복귀보다 독자 행보에 집중한 탓에 바른미래당과 선을 긋고 신당을 창당하는 것으로 기울었다는 예측에 더 힘이 실리기도 했다. 손 대표와 안 전 의원의 이날 회동 결과에 따라 안 전 의원이 바른미래당에 남을지 갈라설지가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안 전 의원이 당 복귀 의사를 분명히 할 경우 바른미래당 개편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안철수 전 의원에게 꽃다발을 선물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