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맥주 수입액이 10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인해 일본 맥주 수입량이 반토막난 게 결정적이었다.
22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와 주류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수입액은 2억8088만달러(약 3278억원)로 전년 3억968만달러(약 3614억원)보다 9.3% 감소했다.
수입맥주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2000년 이후 맥주 수입액이 줄어든 것은 2009년을 제외하면 이번이 처음이다. 2009년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해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첫 역성장이다.
수입맥주의 부진은 지난해 7월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018년 일본 맥주는 7830만달러(약 914억원)어치가 수입돼 2위 중국(4091만달러), 3위 벨기에(3618만달러)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일본 맥주 수입액은 3976만 달러로 49.2% 감소했다. 중국(4346만달러)에 1위 자리를 내줬고 3위 벨기에(3862만달러)에도 추격당하게 됐다. 이 역시 불매운동 전인 지난해 상반기 매출이 포함된 만큼 올해엔 일본 맥주의 순위가 더 떨어질 전망이다.
업계는 일제 불매운동이 중요한 계기가 됐지만 수입맥주의 성장세는 이미 한계에 달한 상황이었다고 지적한다. 실제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에도 맥주 수입액은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올해부터 맥주 과세 체계가 종량세로 전환되면서 '수입맥주 전성시대'가 끝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입맥주가 누렸던 가격 경쟁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국내 인지도가 없는 저가 제품을 '묻지마' 식으로 수입하던 일부 업체의 관행이 수입맥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입맥주가 국내 맥주 시장의 경쟁을 촉발한 것은 맞지만 불공정한 과세 체계의 수혜를 입었다는 지적도 있었다"며 "불매운동과 종량세 전환 등 경쟁환경의 변화가 소비자와 시장 모두에 이익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