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정의선(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018년 연말과 작년 신년사에서 내놨던 "2019년을 V자 반등의 원년으로 삼자"는 약속을 지켰다. V자 반등의 핵심 키워드였던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제품군과 제네시스가 기대를 웃도는 이른바 '대박' 실적을 내준 데 따른 결과다. 올해 역시 작년보다 한층 더 강화한 차량들을 전면에 내세워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영업이익률 5% 달성을 위해 박차를 가한다.
◇SUV·제네시스, V자 반등 견인 = 현대차가 22일 컨퍼런스콜에서 밝힌 작년 매출은 105조7904억원, 영업이익은 3조6847억원이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9.3%, 52.1%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3.48%로, 전년(2.5%)보다 약 1%P(포인트) 올랐다.
장사는 못 했다. 작년 현대차의 자동차 판매는 전년보다 3.6% 감소한 442만5528대(도매기준)다. 내수가 2.9% 증가한 74만1842대를 기록했지만, 수출이 4.8% 줄어든 368만3686대에 그친 여파다.
하지만 경영실적은 개선했다. 작년 3분기 세타2 엔진 관련 품질 비용으로만 6000억원을 지출해 영업이익이 3785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작년 매출 성장세는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작년 3분기에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는데도 판매믹스 개선과 인센티브축소 등 근본적 체질 개선과 우호적인 환율 여건 등에 힘입어 이익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작년 현대차는 지속해서 신차를 내놓고 SUV 제품군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소형 SUV 베뉴, 코나를 시작으로 투싼(준중형), 싼타페(중형), 팰리세이드(대형)에 이르는 SUV 풀제품군을 완성했다.
◇멀기만 한 수익성 개선…올해 원년 "영업이익률 5%" = 사상 첫 연간 매출 100조원과 실적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현대차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작년 영업이익률이 전년보다 소폭 상승하기는 했지만, 정점을 찍었던 지난 2011년 10.3%에 비하면 여전히 3분의 1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영업이익률 5% 달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SUV와 제네시스에 '올인'한다. 최근 내놓은 제네시스의 첫 SUV GV80을 시작으로, GV70으로 제품군 확대를 꾀한다. 이용우 제네시스사업부장 부사장은 "올해 제네시스 판매 목표는 11만6000대"라며 "론칭 후 처음으로 10만대 판매 목표를 잡은 이유는 시장에서 경쟁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제네시스가 출시한 GV80은 출시 첫날에만 1만5000대가 팔려나가 올 한 해 판매목표(2만4000대)의 절반을 넘긴 상태다. 이후에도 지속해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부사장은 "유럽, 중국 진출 준비를 위해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세세한 준비를 통해 중국, 유럽 고객에 찾아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다만 "최적의 타이밍을 잡기 위해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진출 일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7900억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보통주는 1주당 3000원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이다. 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