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청와대와 정부가 연일 부동산 관련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가운데 12·16 대책으로 전세 대출이 '원천 봉쇄'되자 실수요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서울 전역으로 반발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일 시가 9억 초과 1주택자에 대한 전세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에서 9억원 초과 아파트 비중은 38.3%에 달한다. 서울 아파트 10채 중 약 4채꼴로 전세 대출이 막힌 셈이다. 강남 3개구(서초·강남·송파)를 살펴보면 서초구 92.9%, 강남구 92.6%, 80.5% 순으로 9억 초과 아파트 비중이 높다. 비강남권 인기 지역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 중에서는 용산구가 83.3%로 가장 높고 성동구 61.1%, 마포구 53.9% 순으로 9억 초과 아파트 비중이 높았다.
이들 지역의 거주자들은 집을 1채라도 가지고 있을 경우 전세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자녀를 둔 수요자들 중 학군 인기 지역으로 이사를 고민했던 수요자들은 계획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3월부터 서울 등지의 투기과열지구에서는 9억 초과 주택을 매입할 때 무려 15개의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최근 청와대에서 언급돼 논란을 일으켰던 주택매매거래허가제가 사실상 부활하는 셈이다. 9억 초과 주택은 세금 부담도 상당하다. 주택 종합부동산세 세율 인상으로 공시가 9억원 이상 주택의 세율은 집값에 따라 0.1%∼0.8%p(포인트) 인상된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도 줄어든다.
보유세 부담이 커지자 집주인들이 전세 줬던 집을 반전세 형태로 전환하고 있다. 최근 전셋값이 급격히 올랐지만 전세 대출 증액은 어려워지자 보유세를 감당하기 위해 반전세를 늘리는 것이다. 일부 집주인들이 반전세로 전환하면서 임대소득세까지 세입자에 전가할 수 있어 2차, 3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본부장은 "정부 규제로 실수요자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내 집 마련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철저하게 자금력에 맞춰 움직여야 한다"며 "자금력이 부족하다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강북3구 등지를 노려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초고강도 대책으로 불리는 12·16 부동산 대책 후 약 한 달을 맞은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급매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