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간담회서 5배 이상 목표 제시
시장 규모에 비해 무리한 수치
中실적도 시원찮아 달성 불투명
"리모델링 사업 자신감 반영된듯"
시장 규모에 비해 무리한 수치
中실적도 시원찮아 달성 불투명
"리모델링 사업 자신감 반영된듯"
<한샘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강승수(사진) 한샘 회장이 목표로 내건 '매출 10조원 달성' 실현 여부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현재 매출의 5배 이상에 달하는 목표치를 제시한 만큼, 그의 공약이 자칫 '공수표'로 전락할 가능성도 나온다.
강승수 한샘 회장은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샘사옥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빠르면 3년, 늦어도 7년 안에 국내에서만 매출 10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 매출 10조원·홈인테리어 시장 점유율 30% 달성 △전략기획실 강화 통한 10조 경영 시스템 구축 △글로벌 한샘 도전 기반 확립 등 3가지 중기적 비전을 제시했다.
강 회장은 매출 10조원 달성을 이끌 동력으로 '리하우스'를 점 찍었다. 부동산 침체와 정부 규제로 신규 주택 물량이 줄면서 이사 대신 집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가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리하우스 패키지 분야가 국내 10조원 매출 목표의 5조원 정도를 차지할 것"이라며 "한국인의 주거 환경을 반영한 패키지를 개발하고 리하우스 디자이너 2500명을 육성할 것"이라고 했다. 월 1만세트 판매라는 목표치도 정했다.
아울러 온라인 2조원, 키친바흐와 인테리어에서 각각 1조원, 특판 사업에서 1조원을 각각 올리겠다는 포부다.
강 회장의 계획대로 10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르면 3년, 늦어도 7년 내 5배 이상의 기록적인 성장을 해야 한다.
한샘은 지난 2017년 매출 2조원을 달성한 이후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아직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한샘 매출 추정치는 1조7122억원으로 전년보다 11.2%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부터 부동산 시장과 국내 경기가 침체된 탓이다.
올해 한샘의 매출 추정치는 1조8230억원, 내년 1조9547억원에 그친다. 올해부터 반등에는 나설 것으로 예상되나, 폭발적인 성장세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특히 한샘의 퀀텀점프를 견인할 리하우스의 지난해 매출은 5270억원으로 추정되는 데, 5조원 달성을 위해서는 10배 이상 성장해야 한다. 지난해 신영증권이 발표한 '한국형 리모델링 서비스산업의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인테리어 리모델링 시장규모는 2020년 25조4000억원에서 2025년 32조4000억원으로 1.2배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리모델링 시장이 1.2배가량 성장하는 동안 리하우스는 10배에 가까운 성장을 이뤄야 한다는 얘기다.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지만, 단기간 내 10조원 달성이 현실 가능성 할 지에 대해 우려의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 성장에 대한 한샘의 자신감과 확고한 의지가 엿보인다"면서도 "국내 시장 규모와 현재 한샘의 매출을 감안하면 무리한 목표 설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경쟁사들이 리모델링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현대리바트는 욕실 주방뿐 아니라 벽지 바닥 창호 등 집안 전체를 한꺼번에 리모델링할 수 있는 '원스톱 리모델링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테리어를 위한 각종 자재와 가구 등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판매, 시공할 수 있는 종합 인테리어 기업으로 변신해 자체 유통망을 통해 빠르게 시장에 안착한다는 목표다. 사실상 한샘의 리하우스와 맞붙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10조원 목표에 대해 외부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리하우스가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도전적이지만 실현 가능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여기에다 '2020년 중국 법인 흑자 전환'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중국은 강 회장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그가 직접 2015년 상하이에서 1년간 머물며 초기 시장조사 단계부터 전략 수립까지 주도적으로 설정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8년 중국 법인 매출액 290억원, 당기순손실 14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한샘의 중국 사업 예상 적자는 100억원 수준으로 적자를 지속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샘은 올해 중국 법인 흑자 전환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강 회장은 "그동안 의욕적으로 접근했던 것에 비해 사업적으로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다"며 "올해는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글로벌 사업 전략을 재정비해 다시 준비하는 첫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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