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 김영수 교수
과거 동·서독 체육교류 좋은 접근
北개방 등 조건·변수 워낙 많아
과거 동·서독 체육교류 좋은 접근
北개방 등 조건·변수 워낙 많아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국무회의에서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개최 추진 계획을 의결한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장 호응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진 자체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올림픽 개최까지 북한의 개방 등 쉽지 않은 조건과 변수가 붙는 만큼 청와대의 속도전엔 우려의 목소리도 낸 것이다.
김영수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북한통일정책학과 교수는 21일 본지와 통화에서 남북 올림픽 공동개최 성사 가능성에 대해 "과거 동독·서독 간 체육 교류를 생각해보면 좋은 접근"이라면서도 "시도는 할 수 있는데, 그때까지의 변수가 워낙 많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올해가 2020년인데 국가 정책을 그렇게 멀리보고 일관성있게 추진 할 수 있다면 다행"이라며 "(공동올림픽 개최를 추진한다는)말만 돌았었는데 국무회의에서 의결해 정부의 의지가 제도화된다면 이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했다. 주변국가에 '평화'의 이미지를 주는 긍정적인 제안임에는 틀림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교수는 정부가 공동개최 제안을 해도 북한이 당장 호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았다. 그는 "북한이 (미국의 대북제재 등 압박에 대해)정면돌파를 이야기한 상황이기도 하다. 북한은 근본적인 문제(비핵화)를 해결하지 않은 채 지엽적인 문제(스포츠 교류)를 언급하는 것에 대해 호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만일 북한이 남한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입장표명을 바로 하지는 않고, 적절한 시기를 봐서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김 교수는 "그러므로 우리가 북한의 즉답을 기대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김 교수는 최근 리선권이 북한 외무상으로 임명된 것이 남북 대화 분위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 않겠냐는 말에는 "대기업 회장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냐'는 발언을 해 언론에서 언급하는 것 같은데, 리선권으로 남북관계를 재단하면 안된다"고 했다. 당장을 두고 일희일비하기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라봐야한다는 이야기다.
나아가 김 교수는 "올림픽 개최라는 것은 개최를 희망한다고 해서 다 되는 것은 아니다. 올림픽이 개최될 수 있을 정도로 북한 체제가 변화했으면 좋겠다"며 "올림픽은 체제를 개방한다는 의미도 담겨있는데, 북한 체제는 개방과 거리가 머니까 북한으로서도 고민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김 교수는 "32년이면 12년 후인데, 그때는 1984년생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쉰 가까이 된다"고 부연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그간 경색된 미북 간 대화의 해법으로 남북이 협력을 추진하고 여기에서 얻은 신뢰를 기반으로 다시 미북 간 대화를 이어나가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북한이 호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남북 협력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있었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개별관광 문제는 2018년 하반기쯤 했으면 모를까, 지금은 북한이 반응이 없으면 다행이고, 거친 반응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임재섭기자 y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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