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파병' 한국이 얻는 것은
한미동맹 강화 '외교·안보효과'
정치권 공감… 국회 비준 논란
한미동맹 강화 '외교·안보효과'
정치권 공감… 국회 비준 논란
정부가 21일 내놓은 호르무즈해협 '독자파병'의 여파가 잔잔하다.
국내 정치권 안팎에서는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직접 파병이나 미국 연합군 참여 등의 방식이 아닌 청해부대 파견범위 확대라는 우회 작전을 편 것에 동조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21일 파병 결정과 관련해 "미국, 이란과 사전에 협의했다. 미국 국방부와는 우리 국방부 측이, 외교 라인은 외교부가 접촉했다"면서 "이란에는 외교부가 우리의 입장과 파병 방안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어 "미국은 한국의 결정을 환영하고 기대한다고 (입장 표명을) 했다고 알고 있다"면서 "이란은 기본적인 이란의 입장을 우리 측에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의 결정을 이해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정부의 파병 결정이 앞으로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나 한미동맹 강화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크다.
정부가 오랜 고심 끝에 파병을 결심한 만큼 파병 외교·안보적 효과를 기대하는 기류가 잡힌다. 국방부와 외교부 측이 파병과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별개라고 선을 긋기는 했으나, 파병 자체가 한미동맹이라는 전제가 깔린 선택이라는 점에서 연관성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파병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 "분명히 말씀 드렸지만 명백하게 아무 상관이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파병 결정은) 한미동맹에 따른 분담이겠지만,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미국은 협상 초기 우리 정부에 현 방위비의 5배 수준인 50억 달러(한화 6조원 상당)를 요구했으나, 최근 협상에서는 양 측이 한자릿수 인상으로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대감에 더욱 불을 지폈다.
정부가 독자 파병 형태를 취하기는 했지만 유사시 미국 주도의 IMSC(국제해양안보구상·호르무즈 호위연합체)와 협조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둔 것도 한미동맹 기여를 염두에 둔 대목으로 읽힌다.
국내 정치권 역시 정부의 파병 결정에 무난하게 공감대를 표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논평을 내고 "작전지역 확대를 통한 지원 결정은 국민안전 선박의 안전항해 등 총체적 국익을 고려한 조치로 이해한다"며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의 경제적 이해, 특히 에너지 안보와도 관련된 지역으로 최소 범위내의 국제적 의무 이행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호르무즈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정부의 각별한 노력을 당부한다"고 했다.
김성원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미국과 이란과의 군사적 긴장 속에 프랑스를 비롯한 국가들이 상선 호위작전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뒷짐만 지고 있을 수는 없다"며 "2만5000여명에 이르는 교민의 안전, 원유 수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략적 중요성 등을 감안할 때 호르무즈 파병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국익을 최대한 고려한 선택이라고 평가한다"고 했다. 그러나 야당은 국회의 비준동의를 요구했다. 한국당은 "파병 결정 과정에서 제1야당이 철저히 배제된 점은 유감"이라며 "파견지역·임무·기간·예산 변동 시 국회 비준동의 절차에 따른 국회 동의 절차에 대한 부분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도 "청해부대의 임무 및 작전범위 변경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국회 비준 동의가 꼭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고, 새보수당도 "결정 자체는 존중하나 국회 동의를 얻는 절차는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정부가 국회 동의 절차를 밟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측은 "국회 동의사항이 아니다. 동의가 필요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국회의 윤 위원장도 "청해부대의 아덴만 파견 당시 문건을 보면 유사시 국민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 지역에 (파견) 지시를 받고 행동하는 것은 국회동의가 필요없다고 해석하고 있다"며 "지난 2011년 리비아와 2015년 예멘 파병 때도 국회 동의 없이 했다"고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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