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9년 대형 유조선 엑슨 발데스호가 알래스카 앞바다에서 좌초돼 인근 해안 1900km가 기름으로 오염됐다. 이후 20여년 동안 기름 수거 작업을 진행했으나 물과 기름이 얽혀 얼어버리는 탓에 해결하지 못했고, 정부는 2만달러의 상금을 걸고 공모를 진행했다. 공모에 참여한 시멘트 회사의 한 엔지니어는 시멘트가 굳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레미콘을 돌리는 데에서 착안해 기름이 얼지 않도록 진동기계로 자극을 주면 된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민의 집단지성을 활용해 사회적 난제를 푸는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그동안 예산·인력 투입, 전문성에 의존해 사회문제를 해결해왔던 정책적 '고정관념'을 깨고 발상의 전환을 꾀한다는 취지다.
행정안전부는 미국의 온라인 공모 플랫폼(Challenge.gov)을 벤치마킹한 한국형 문제해결 혁신 사업인 '도전 한국'을 올해부터 시작한다고 21일 밝혔다. 포상금 3억, 지원금 10억 등 총 13억원 규모다.
정부는 전문가 검토와 국민 선호도 조사를 거쳐 3월까지 15개 내외의 사회적 과제를 선정할 계획이다. 각 부처가 해결하지 못한 난제 또는 국민이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들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대국민 아이디어 공모는 4월부터 시작된다. 아이디어 선정 이후에도 해결방안이 구체화될 수 있도록 기술 자문, 컨설팅 등 후속 기술 지원도 진행된다. 필요한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중소벤처기업부 및 조달청과 함께 정책화를 위한 지원도 진행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도전 한국'은 대국민 참여를 유도한다는 점, 정책화를 위해 확실하게 지원한다는 점에서 기존 공모전들과 다르다"며 "특히 기술 연구 및 개발에서 끝나지 않고 현장에서 바로 집행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개발 사업 등과 차별성이 있다"고 했다.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광화문1번가'(gwanghwamoon1st.go.kr) 또는 '정부혁신1번가'(innogov.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