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금융시장은 `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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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의 서가] 금융시장은 `생물`이다
금융시장으로 간 진화론
앤드류 로 지음 / 강대권 옮김
부트온 펴냄


돈이 실물 가치를 창출해 삶을 풍족하게 하는 것이 금융의 목적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후 10년이 지났는데도 그 여파가 여전한 것을 보면 금융시장 안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금융시장 위기와 붕괴 원인은 금융가의 탐욕과 과도한 인센티브로 인해 그들이 위험한 결정을 했기 때문이라고 흔히 지적된다. 부분적으로는 맞다. 하지만 온전한 설명을 위해서는 금융시장의 본질을 알아야 한다.

책은 금융시장을 상호 연관된 생물종들이 복잡한 환경 속에서 재생산을 반복하는 생태계와 비슷한 것으로 본다. 진화론적 시각이다. 그 안에서는 합리적 결정이 항상 내려질 수 없다. 인간은 얼마든지 불안전한 행동을 범한다. 이런 인간의 속성을 염두에 둬야지만이 예측 불가능한 시장의 실상에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저자는 금융시장이 외부 환경에 적응해가는 생물처럼 불안전성을 적응해가는 과정에 있다는 '적응적 시장가설'(adaptive market hypothesis)을 주장한다. 그동안 경제학에서 절대시 돼왔던 효율적 시장가설에서 벗어나 인간의 불안전한 모습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효율적 시장가설은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주체들이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현실의 시장은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은 똑똑한 사람들조차 비합리적인 오류를 쉽게 범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책은 소비자의 행동이 경로 의존적(path dependent)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과거 진화의 역사가 반영돼 있고 경험에서 축적된 휴리스틱의 영향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MIT 경영대학원 교수인 저자는 금융시장의 진화론적 모델을 연구하고 있는 세계적 석학이다. 이 책은 투자업계로부터 기념비적 역작으로 평가받았다. 퀀트투자운용사 알파심플렉스그룹을 설립해 직접 투자도 하고 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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