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수교이후 롯데제과 설립
유통·화학·건설부문 사업확장
"기필코 관광입국 이뤄야 한다"
제과·관광·면세업 세계적 반열
韓최고경영자中 한명으로 평가
유통·화학·건설부문 사업확장
"기필코 관광입국 이뤄야 한다"
제과·관광·면세업 세계적 반열
韓최고경영자中 한명으로 평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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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별세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재계 1세대의 마지막 생존자이자 롯데그룹의 창업주인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19일 향년 99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직후 잿더미 위에서 껌을 팔기 시작한 지 70년 만에 한국 재계 5위, 매출 83조원의 롯데그룹을 키워낸 '거인'이다. 신 명예회장은 일본에서 비누와 껌으로 일군 사업을 기반으로 한국에 투자해 제과·관광·유통·면세업 등을 세계적 반열에 올려놓은 명실상부 '현대 한국 최고 경영자'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경남 울산에서 5남 5녀의 첫째로 태어난 신 명예회장은 일제강점기인 1941년 혈혈단신 일본으로 건너가 신문과 우유 배달 등으로 고학 생활을 했다. 1944년에는 선반(절삭공구)용 기름을 제조하는 공장을 세우면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으나 2차 대전으로 공장이 전소하는 등 시련을 겪었다. 이후 비누와 화장품을 만들어 재기에 성공한 그는 껌 사업에 뛰어들었고 1948년 ㈜롯데를 설립했다.
롯데에 따르면 당시 신 명예회장은 독일의 세계적인 대 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이하,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고 난 뒤 자신의 생명까지 불사를 수 있었던 극중 여주인공 '샤롯데'에 감명을 받아 사명을 지었다고 전해졌다.
신 명예회장은 초콜릿, 캔디, 비스킷,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부문에도 진출해 성공을 거뒀다. 일본에서 사업을 일으킨 신 명예회장은 고국으로 눈을 돌렸다. 한·일 수교 이후 한국 투자 길이 열리자 그는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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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국내 최대 식품기업의 면모를 갖춘 롯데는 관광과 유통, 화학과 건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그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전근대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던 한국의 유통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 또 관광산업이 주목받지 못하던 1970년대부터 호텔롯데를 세우고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테마파크인 롯데월드를 건립했다. 잠실에 세워진 제2롯데월드 역시 신 명예회장의 숙원사업이었다.
신 명예회장은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는 기필코 관광입국을 이뤄야 한다"며, 롯데호텔과 롯데월드, 롯데면세점 등 관광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2000만 달러의 사재를 출자하고 5억 달러의 외자를 도입하기도 했다. 그는 롯데쇼핑을 통해 1970년대까지만 해도 전근대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던 한국의 유통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최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 건설도 신 명예회장이 1987년 "잠실에 초고층 빌딩을 짓겠다"며 대지를 매입하면서 시작했다. 고인은 관광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아 1995년 관광산업 분야에서는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롯데를 굴지의 기업으로 키워냈지만, 말년은 순탄치 않았다. 2015년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의 갈등으로 형식적으로 모든 경영에서 손을 뗐고, 경영비리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아 수감 위기에 처하는 등 수난을 겪기도 했다. 법원은 정상적인 사무처리 능력이 없다며 사단법인 선을 한정후견인(법정대리인)으로 지정했다.
이처럼 말년에 갖은 고초를 겪어온 신 명예회장은 지난해부터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고, 결국 이날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주요 연보 | |
1921년 | 울산 출생 |
1944년 | 일본 와세다대 화학과졸 |
1948년 | 재일 ㈜롯데 창립 |
1959년 | 롯데상사 창립 |
1961년 | 롯데부동산 창립 |
1967년 | 롯데아도·롯데제과 창립 |
1968년 | 롯데물산·㈜훼미리 창립 |
1969년 | 롯데오리온스구단 창립 |
1971년 | 롯데전자 창립 |
1972년 | 롯데리아 창립 |
1978년 | 롯데서비스 창립 |
1985년 | 롯데데이타센터 창립 |
1987년 | 롯데엔지니어링·롯데물류 창립 |
1988년 | 롯데냉과 창립 |
1998~2016년 | 호텔롯데 대표이사 회장 |
1998~2017년 | 롯데쇼핑 대표이사 회장 |
2009~2015년 | 재일 롯데그룹(일본롯데홀딩스) 회장 |
2011~2017년 | 롯데그룹 총괄회장 |
2015년 | 일본 롯데홀딩스 명예회장 |
2018년 | 한국롯데그룹 명예회장 |
2020년 1월19일(오후 4시30분) 별세, 향년 99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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