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과 파생결합펀드(DLF) 투자 손실 등 금융권의 불완전판매 문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이 사용자 측의 부실 상품 판매를 저지하겠다고 나섰다.
20일 이재진 사무금융노조위원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노조 대표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상품에 대해서는 민간단체협의회를 통해 부실상품에 대한 판매중단을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도입하도록 할 생각"고 밝혔다. 최근 금융권에는 대규모 원금 손실을 낸 DLF와 환매 중지 사태를 빚은 라임펀드 등으로 인해 투자자 분쟁이 촉발됐다.
이는 금융 부문 겸업화와 대형화로 인한 실적 압박 상승이 주원인이 됐다는 게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금융사는 경영진이 2년 임기에 통상 1년 연임을 해 단기 실적에 우선순위를 두기 때문에 영업을 독려하게 돼 있고 라임도 일정 부분 그런 경우"라면서 "법인이 징계를 세게 받고 개인이 받는 부분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우리나라 체제는 개인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경향이 큰데 법인을 영업정지 때린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제재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노조는 또 금융지주회사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사무금융노조 지부 중 금융지주 자회사나 대기업집단 소속 등에 해당하는 사업장은 22개 이상이다.
금융지주의 경우 신한금융지주(신한카드·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지주(하나카드·하나금융투자), KB금융지주(KB국민카드·KB손해보험·KB손해사정·KB증권), 농협금융지주(NH투자증권·지역농협) 등 12개 지부가 속해있다.
그러나 임직원 수가 많은 은행의 경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에 가입돼 있고, 지주회장은 자회사의 경영을 사실상 지휘하지만 법적 교섭에선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빠져 있는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어 노조의 대응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금노에는 주로 은행들이 포진해 있고, 지주회사들이 경영과 인사를 포함해 모든 것을 통제함에도 불구하고 (노조와의 교섭에서는)한발 빠져 있다"면서 "금융사 사장은 책임을 지주 회장 쪽에 돌려 버리지만 정작 지주사는 사용자성이 없기 때문에 지주회장과 노조는 교섭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지주회사와 노조가 산업별 교섭을 할 수 있도록 끌어내야 금융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다는 게 사무금융노조의 입장이다. 이 위원장은 "지주사, 대기업집단 지부를 묶어 공동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20일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이재진 노조위원장이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총선투쟁본부를 만들어 각 정당들에 계류 중인 법안에 대한 입장을 요구할 생각이라고 밝히고 있다. 심화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