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경영참여 확대, 사외이사 임기제한 `상법·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경영계 반발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자본시장법과 상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 상정을 앞둔 가운데, 경영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른바 '5% 룰'을 완화해 국민연금의 기업 경영 참여를 확대하는 점이나 사외이사 임기를 법으로 제한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다.

그러나 정부는 예정대로 개정안을 상정할 것으로 보여 이에 따른 논란이 예상된다.

20일 정부와 경영계 등에 따르면 상법과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곧 국무회의에 상정돼 의결될 예정이다. 해당 개정안은 지난 17일 국무회의에 상정되기 전 마지막 절차인 차관회의 문턱을 넘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영계가 문제 삼는 부분은 두 가지다. 우선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의 경우 '5% 룰'을 사실상 완화하는 내용이 문제로 꼽힌다. 5% 룰은 투자자가 상장사 주식 등을 5% 이상 보유하게 되거나, 이후 1% 이상 지분 변동이 있는 경우 5일 내 보유 목적과 변동 사항을 보고토록 하는 규정이다. 그러나 경총은 "자체 스튜어드십 코드(자산 수탁자 책임 원칙) 강화로 국민연금이 기업의 이사 선·해임과 정관 변경 등을 용이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백지위임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다시 말해 국내에서 주요 상장사 지분을 대량으로 보유할 여력은 사실상 국민연금밖에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정부의 경영개입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지난 2018년 8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313곳에 달한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결정될 당시에도 사실상 '연금 사회주의'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경영계는 상법 시행령 개정안을 두고서도 '과잉 규제'라는 입장이다. 개정안은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상장사에서 6년을 초과해 사외이사로 근무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또 상장사를 포함한 계열사에서 재직한 기간을 더해 9년을 초과해도 사외이사가 될 수 없도록 한다.

문제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올해 주주총회에서 560곳이 넘는 상장사들이 한꺼번에 사외이사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는 점이다. 실제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사외이사를 의무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상장사는 566곳(코스피 233곳, 코스닥 333곳)으로, 대상자만 718명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결산 상장사 2003곳 가운데 4분의 1 이상이 사외이사를 새로 임명해야 하는 셈이다.

경총 관계자는 "유능한 인력도 6년 이상 재직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회사와 주주의 인사권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장치를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정부는 경영계의 목소리에도 개정안을 밀어붙일 방침이다. 국무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은 이후 대통령 재가를 거쳐 2월 초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