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 가까스로 벗었지만…중소형 헤지펀드 운용사 운용역 이탈로 골머리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금융당국이 전수조사에 나섰지만 제2, 제3의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재현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본잠식 상태가 위험 수위에 도달한 헤지펀드 운용사를 중심으로 연쇄적인 사고 발생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일부 운용사의 경우 펀드운용인력 요건을 채우지 못한 채 수익자 자산을 담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확대될 전망이다.
헤지펀드를 운용 중인 A운용을 최근 퇴사했다는 한 운용역은 20일 디지털타임스와 통화에서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섰다는 판단에 회사를 나와야겠다고 판단했으나 자산운용사 최소등록 운용인력(3명)을 채워야한다는 이유로 놔주지 않은 탓에 이름을 걸어둘 수밖에 없었고 결국 금융감독원 자진신고를 통해 지난 16일자로 운용인력등록을 말소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 회사에 등록된 운용인력은 실질 전문운용역이 아닌 경영지원본부 직원과 차명등록인일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최근까지도 최소인력 요건을 맞추기 위해 이름을 빌린 걸로 미뤄보면 여전히 실질 펀드운용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라며 "운용인력 차명등록과 퇴직자 이름을 이용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고 전담 인력 없이 펀드설정을 진행해 수익자 자산을 깜깜이로 만드는 등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8년 주식 폭락 과정에서 대규모 파생상품 투자 손실을 입어 존폐 기로에 섰으나 대표이사 교체와 유상증자 등을 통해 가까스로 완전 자본잠식 수준에서 벗어났다. 작년 상반기 일부 손실을 만회하기도 했으나 역부족이란 평가를 받는다.
문제는 이 운용사 외 일부 규모가 작은 헤지펀드 운용사에서는 이 같은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등록된 소형 운용사들 대부분 내부인력에 명기만 돼 있고 얼굴 한 번 비추지 않는 준법감시인의 인감을 무단 사용하는 일이 다반사"라며 "또 최근 금융투자협회 채용공고를 보면 대부분의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이 전문운용인력들의 상대적으로 비싼 인건비로 인해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을 취득한 경영지원인력을 채용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해가능한 수준을 벗어난 불법적 운용행위를 차단하기 위해선 금융감독원의 사태파악이 시급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작년 10월 말부터 국내 등록된 사모펀드 운용사 200여개에 대한 전수조사에 돌입했으나 진전이 더딘 상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실태파악을 위한 조사 없이는 불법적 운용행위 차단이 어렵다"며 "다만 불법적인 운용행위가 얼마나 광범위한 수준인지, 위반 수준이 얼마나 중대한가를 따지는 작업 자체가 애매한 만큼 현재 진행 중인 금융감독원의 전수조사 작업도 더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헤지펀드를 운용 중인 A운용을 최근 퇴사했다는 한 운용역은 20일 디지털타임스와 통화에서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섰다는 판단에 회사를 나와야겠다고 판단했으나 자산운용사 최소등록 운용인력(3명)을 채워야한다는 이유로 놔주지 않은 탓에 이름을 걸어둘 수밖에 없었고 결국 금융감독원 자진신고를 통해 지난 16일자로 운용인력등록을 말소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 회사에 등록된 운용인력은 실질 전문운용역이 아닌 경영지원본부 직원과 차명등록인일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최근까지도 최소인력 요건을 맞추기 위해 이름을 빌린 걸로 미뤄보면 여전히 실질 펀드운용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라며 "운용인력 차명등록과 퇴직자 이름을 이용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고 전담 인력 없이 펀드설정을 진행해 수익자 자산을 깜깜이로 만드는 등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8년 주식 폭락 과정에서 대규모 파생상품 투자 손실을 입어 존폐 기로에 섰으나 대표이사 교체와 유상증자 등을 통해 가까스로 완전 자본잠식 수준에서 벗어났다. 작년 상반기 일부 손실을 만회하기도 했으나 역부족이란 평가를 받는다.
문제는 이 운용사 외 일부 규모가 작은 헤지펀드 운용사에서는 이 같은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등록된 소형 운용사들 대부분 내부인력에 명기만 돼 있고 얼굴 한 번 비추지 않는 준법감시인의 인감을 무단 사용하는 일이 다반사"라며 "또 최근 금융투자협회 채용공고를 보면 대부분의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이 전문운용인력들의 상대적으로 비싼 인건비로 인해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을 취득한 경영지원인력을 채용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해가능한 수준을 벗어난 불법적 운용행위를 차단하기 위해선 금융감독원의 사태파악이 시급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작년 10월 말부터 국내 등록된 사모펀드 운용사 200여개에 대한 전수조사에 돌입했으나 진전이 더딘 상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실태파악을 위한 조사 없이는 불법적 운용행위 차단이 어렵다"며 "다만 불법적인 운용행위가 얼마나 광범위한 수준인지, 위반 수준이 얼마나 중대한가를 따지는 작업 자체가 애매한 만큼 현재 진행 중인 금융감독원의 전수조사 작업도 더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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