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이미정 기자] 지난해 에너지저장시스템(ESS) 화재 등으로 바람 잘 날 없는 한해를 보낸 국내 배터리 업계가 올해는 악재를 딛고 비상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유럽 완성차 업체의 신규 전기차(EV) 출시 증가, 정부의 정책 등의 영향으로 배터리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관련 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로 유럽 완성차 업체를 필두로 전기차 시장 확대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U는 지난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유럽 그린 딜에 합의했다. 또 2030년까지 탄소배출을 40% 감축하겠다는 기존 목표를 올해 중반까지는 55%로 상향시킬 전망이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은 올해 연간 전기차 생산목표치를 기존 2025년 100만대에서 2023년 100만대, 2025년까지150만대로 규모를 확대했다. 지난 11월 기존 목표대비 400만대를 상향한 것이다.
현대, 기아차도 최근 전기차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 기아차는 순수 전기차 비중을 지난해 1%에서 2025년 12%까지 늘리기로 했다. 현대차도 지난해 9종에 머물렀던 전기차 차종을 2025년엔 23개로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여기에 최근 수소차를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도 배터리의 수요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00GWh대였던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올해 168GWh에서 2025년 994GWh로, 2030년 2851GWh로 성장할 전망이다. 2018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32%에 달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같은 흐름에 외국인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며 삼성SDI의 경우 올해 20% 가까이 올랐고, LG화학도 10% 넘게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1~10월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기준 시장점유율(SNE리서치)은 △CATL 26.6% △파나소닉 23.9% △LG화학 11.3% △BYD 10.6% △삼성SDI 3.7% 등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점유율 1.4%로 9위에 올라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악재가 많았던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실적 회복 전망도 밝은 상황으로 2차전지 관련주들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LG화학과 삼성 SDI의 전기차 매출액은 올해 각각 9조9000억원, 3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8%, 45% 각각 성장 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매출액 고성장은 결국 수익성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초기 성장 산업에서 매출액 성장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고성장하는 매출액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정기자 lmj0919@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