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면세업계 '쩐의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연 매출만 1조원대로 추정되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8개 구역 입찰에 주요 면세점들이 모두 달려들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다음달 27일까지 1터미널 면세점의 사업권 입찰을 진행한다. 이번에 나온 구역은 DF2(화장품·향수), DF3(주류·담배·포장식품), DF4(주류·담배), DF6(패션·잡화), DF7(패션·잡화), DF9(전 품목), DF10(전 품목), DF12(주류·담배) 등 8개다.
이 중 관심이 집중되는 곳은 현재 신라면세점이 운영 중인 2, 4, 6구역, 롯데면세점이 운영 중인 3구역, 신세계면세점이 운영 중인 7구역이다. 시내면세점이 '빅 3' 외에 수익을 내지 못하며 한화갤러리아·두산 등 대기업들도 발을 빼고 있는 반면 인천공항 면세점은 주요 기업들이 모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이 연매출 2조6000억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공항 면세점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나온 8개 구역만 해도 매출이 1조원에 달한다.
업계에서의 상징성 역시 시내면세점과 비교하기 어렵다. 인천공항에는 연간 7000만명이 넘는 사람이 오간다. 이곳에 간판을 거는 것 자체가 업계에서의 위상을 대변한다. 이른바 '바잉 파워'가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신라면세점은 '수성'의 입장이다. 현재 운영 중인 3개 구역이 모두 입찰에 나왔다. 하나라도 뺏기면 점유율이 급락할 수 있다. 특히 화장품과 향수를 판매하는 DF2는 최소입찰금액만 1277억1000만원에 달하는 '핫 플레이스'다. 이에 신라면세점은 3개 구역을 지키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재탈환'에 나선다. 1터미널에서 4개 구역을 운영하던 롯데면세점은 지난 2018년 주류·담배 1곳을 제외한 3개 구역 사업권을 반납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사태로 인해 매출은 급감한 반면 임대료 부담은 줄지 않으면서 적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시 사업권을 따내 '영광'을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문을 연 지 1년 반 만에 '빅 3'에 합류하며 신규 시내 면세점 전쟁의 승자가 된 신세계면세점도 7구역을 지키기 위해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최근 두산이 운영하던 동대문 두타면세점을 인수하며 확장에 나선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이번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본다. 아직 공항 면세점을 확보하지 못한 현대백화점이 이번 기회에 공항 진출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내면세점이 잇단 철수 선언으로 어수선하지만 인천공항 면세점은 시내면세점과 비교할 수 없다"며 "이번 입찰에는 주요 면세점 사업자들이 모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면세업계 최대 이슈인 인천공항 1터미널 입찰이 시작됐다. 사진은 인천공항 1터미널 면세점 전경.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