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쌍용자동차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2300억원 규모의 투자 의지를 강조하며 KDB산업은행 등에 재차 지원요청 신호를 보냈다. 11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 빠진 만큼 한국지엠(GM)의 사례처럼 정부 측 지원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산업은행이 2대주주인 한국GM과는 상황이 달라 지원 현실화 시 '퍼주기 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이날 평택 공장에서 열린 직원 간담회에서 투자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사회 승인을 거쳐 23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는 이달 말 화상 이사회를 앞두고 있다. 다만 고엔카 사장은 투자의 구체적인 방법론은 말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후 고엔카 사장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을 방문해 이동걸 회장을 만나는 일정을 소화했다. 업계는 고엔카 사장이 대주주 투자 계획, 쌍용차 자체 경영쇄신안 등을 들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17일엔 정부 관계자들도 만날 예정이다.
앞서 쌍용차 노조는 작년 말 인도를 방문하고 돌아와 마힌드라가 쌍용차 정상화를 위해 2300억원을 직접 투자 하는 등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노조는 마힌드라의 지원 검토에 "산업은행이 쌍용차를 지원할 경우"라는 단서가 달렸다고 했다.
하지만 산업은행 측의 고엔카 사장의 방한 일정이 쌍용차 회생 부담을 두고 논의하는 과정의 일부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총선을 앞둔 시기에 마힌드라 측의 요청에 정부가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물론 과거 한국GM과는 상황이 다른 만큼 쉽사리 '혈세'를 지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