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인호 칼럼] 그러려면 선거연령 8세를 許하라!

우인호 디지털전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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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인호 칼럼] 그러려면 선거연령 8세를 許하라!
우인호 디지털전략부장
지난 2005년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심리학과 알렉산더 토도로프(Alexander Todorov) 교수는 동료들과 함께 재미 있는 실험을 하나 진행했다. 프린스턴대학을 다니는 대학생들에게 의회 선거에 출마한 정치인 사진 두 장을 공개, 1초 동안 보게 한 뒤 누가 더 유능한지 평가해 달라고 했다. 프린스턴대학이 있는 뉴저지와 거리가 떨어져 있는 다른 주의 하원의원 선거에 나온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 후보 사진들을 보여줬지만, 혹시 실험 참가자가 조금이라도 이 두 사람을 알 경우에는 결과에 반영하지 않았다.

실험 결과는? 1초 밖에 보지 않았지만, 실제 선거 결과와 약 70% 정도 일치했다. 두 사람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니 50% 수준으로 비슷해야 했지만 실제로는 선거 결과와 많이 흡사했다. 공약과 정책을 파악하고 그 사람의 이력을 보고 그 사람의 유세를 듣고 선택한 결과와 1초 동안 얼굴만 보고 선택한 결과 값이 70% 수준으로 일치했다는 말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이제부터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똑 같은 실험을 진행했다. 질문만 조금 바꿨다. "배를 타고 먼 대륙으로 항해를 떠나야 하는데, 배를 조종할 선장으로 누가 됐으면 좋겠니?"라고 물었다. 초등학교 아이들의 대답도 프린스턴대학교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실제 선거 결과와 70% 가량 일치했다. 아이들이 선택한 사람의 70%가 실제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사람이었다는 말이다. 이 실험 결과는 2005년 '사이언스'지에 실리면서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토도로프 교수의 실험 결과를 두고 여러 해석이 가능하지만, 하나만 꼽으라고 하면 '첫 인상'이 바뀌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들고 싶다. 확대 해석해 거칠게 적용해 보면, '386'과 '문빠'의 특성과 연결 지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 어떤 일이 생겨도 처음 머릿속에 박혔던 생각을 교정할 수 없는 사람들. 물론 '태극기'와 '친박'에도 일정 수준 적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386'과 '문빠'가 현 정치 기득권을 뒷받침하는 세력이니 이들에 대해 논하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386'은 60년대 생, 80년대 학번으로 구성된 이른바 '민주화 세력'이다. 이들이 정치권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16대 대통령 선거를 한번 보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연령별 득표율에 대한 분석 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방송사 등에서 행한 사전 출구 조사 자료 등을 참고로 해야 한다. '386'이 30대 주축으로 포진했던 16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 후보와 이회창 후보에 대한 지지비율은 30대는 59.3%대 34.2%, 40대는 48.1%대 47.9%, 50대는 40.1%대 57.9%, 60대 이상은 34.9%대 63.5%로 나타났다. (MBC, 코리아리서치의 유권자 7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출구조사)

10년이 흘러 이들이 40대의 주축으로 포진했던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비율은 30대는 33.1%대 66.5%, 40대는 44.1%대 55.6%, 50대는 37.4%대 62.5%, 60대 이상은 27.5%대 72.3%로 나타났다.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이들 '386'은 확실히 앞선 선배들인 경제부흥기세대, 근대화세대, 전후복구세대와는 달랐다. 사회적 경험이 축적되면서 생기는, 사람을 보는 지혜가 발현되는 '연령 효과'는 거의 없었다. 그들이 20대 때 학습한 첫 세계관이 40, 50세가 되어도 그대로 거기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문빠'는 말해 무엇하랴.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도 '문프가 지지했으니까'란 말로 귀 막고 있으니.

최근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8세 청소년 입당식에서 눈물을 흘렸다는 보도를 보았다. 감격할 만 했으리라. 처음에 '잘' 가르쳐 놓으면 수 십 년 지지층이 탄생할 테니 말이다.

역으로 한번 제안해보자. 아예 선거연령을 8세로 낮추는 것은 어떤가? 전교조가 완벽히 장악하지 못한 초등학생들부터 선거권을 주면 '선장'을 혹시 더 잘 뽑을지 모를 일이다.

하릴없이 외쳐본다. "선거연령 8세를 허(許)하라!"

우인호 디지털전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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