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부한 세일즈포스코리아 대표
클라우드 꽃 SaaS 본격 개화기
AI·빅데이터로 도약기반 다져
클라우드 꽃 SaaS 본격 개화기
AI·빅데이터로 도약기반 다져
"국내 대표 기업의 최근 IT 투자 핵심 키워드는 바로 고객경험 혁신이다. 기능에서 확연하게 앞선 만큼 이 기회를 활용해 글로벌에 비해 낮았던 존재감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
22일 손부한(사진) 세일즈포스코리아 대표는 "CRM(고객관리) 시장에 큰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면서 "기존 솔루션에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 분석 기능을 더해 플랫폼의 지평을 넓히고 시장에서 도약 기반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세일즈포스는 CRM·영업·마케팅 SaaS(SW서비스) 기업으로, 세계적으로 약 17만개의 고객을 두고 있다.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은 이 회사는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15조원의 매출로 글로벌 톱5 SW회사로 자리 잡았다. 이에 비해 국내 시장진출은 늦은 편이다. 약 10년 전 연락사무소 형태로 국내에 진출한 이후 지난 1월 정식 지사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손 대표는 올초 세일즈포스에 합류해 국내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HP, SAP, 아카마이 등 글로벌 IT기업에 몸담으면서 국내 기업의 디지털혁신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손 대표는 "지난 1년간 국내 사업 기반 다지기에 집중해 마무리 단계"라면서 "고객지원 조직부터 대폭 강화하고 파트너 생태계와 마케팅도 보강했다"고 말했다. 국내 고객지원 조직을 갖추자 고객 이탈률 수치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 본사와 이메일로 소통해야 했던 고객들이 국내 지원조직의 서비스를 받으면서 서비스 만족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특성상 고객 이탈이 일정 부분 불가피한데 올해 들어 크게 개선됐다"면서 "글로벌 조직 중 고객 서비스 유지율이 가장 높은 곳이 90% 약간 넘는 수준인데 한국이 그 정도로 올라왔다"고 말했다. 고객지원 전담 직원이 직접 고객사로 가서 사용법 교육을 하는 등 찾아가는 지원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시장 분위기는 좋다. 클라우드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SaaS 시장이 개화기를 맞은 데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데이터 기반 고객경험 혁신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 LG, 현대차, SK, 롯데 등 대기업의 SaaS 도입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손 대표는 "기업들이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우리와 연결되고 있다. 올해 시장이 좋아지고 있고, 내년에는 도입이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로벌에서 경쟁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경쟁사가 세일즈포스로 영업관리를 하는 것을 보고 많이 도입한다는 설명이다. 해외지사부터 채택하고 한국 본사로 확산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내수 기업 채택도 활발하다.
젊고 혁신적인 스타트업 CEO들도 SaaS를 활용한 IT 혁신에 적극적이다. 손 대표는 "이들 기업은 기존 IT 인프라가 없다 보니 자연스럽게 SaaS를 채택한다"면서 "또 자체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갖춰지지 않다 보니 글로벌 베스트 프랙티스가 담긴 솔루션을 도입해 거꾸로 거기에서 프로세스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포춘 100대 기업 중 99곳이 쓰는 세일즈포스를 채택한다는 것. 회사는 CRM·영업관리에서 시작해 콜센터를 비롯한 서비스 관리, 마케팅, e커머스 등 4개 영역으로 솔루션을 확장했다. 여기에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음성인식, 컴퓨터 비전 등을 녹여 넣고 있다.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 통합 솔루션 기업인 뮬소프트, 분석 및 UI솔루션 회사인 태블로 등을 인수하며 영역을 넓혔다.
손 대표는 "국내 SaaS 시장은 글로벌보다 5년 정도 출발이 늦었고, CRM도 글로벌 기업들이 AI와 빅데이터를 결합한 CRM4.0으로 변화하는 데 반해 국내는 아직 전통 CRM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또 제품을 완성하기 전에 마케팅과 영업전략을 수립하는 해외 주요 기업과 달리 국내 기업들은 제조 경쟁력과 생산성 향상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최근 브랜딩과 마케팅, 고객경험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도 인식을 바꾸고 있다.
손 대표는 기업 최고경영진을 만나면 더 이상 IT를 비용으로 볼 게 아니라 기술을 활용해 돈을 벌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시각을 바꾸고 있다. 손 대표는 "변화의 시기에 대응이 늦으면 경쟁력을 급속하게 잃을 수 밖에 없다"면서 "우리에게는 좋은 기회가 열린 것이고, 고객과의 윈윈게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AP·오라클 등 기업용 솔루션 기업과 주로 경쟁하지만 솔루션 완성도가 훨씬 높다고 손 대표는 말했다. "마케팅부터 영업, 서비스, SNS 상의 후기 데이터까지 통합, 일관성 있는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을 360도 뷰로 세분화해 초개인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게 우리의 강점"이라면서 "마케팅·영업관리 등 일부 솔루션을 잘 하는 회사는 있지만 마케팅·영업·서비스·커머스 각각이 다 강하면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은 세일즈포스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년간 한 우물을 파면서 16~17만에 이르는 글로벌 고객의 피드백을 받으며 솔루션을 진화시킨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가 비즈니스 성장과 고객만족을 위한 기반을 다진 해였다면 내년에는 고객의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 제대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라면서 "기존 CRM에 인공지능, 클라우드 통합 솔루션, 빅데이터 솔루션까지 사업을 확장해 2단계 도약 기반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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