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연말 상장사들의 결산 배당금 추정치가 전년보다 소폭 늘었지만 순이익이 작년보다 두 자릿수나 뚝 떨어진 만큼 배당금을 늘리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2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분석이 있고 직전 사업연도에 현금배당을 한 코스피·코스닥 12월 결산법인 235곳의 올해 연간 주당 배당금(DPS) 추정치는 평균 1383원이다. 이는 이들 기업의 작년 DPS 평균(1351원)보다 2.37% 늘어난 수준이다.
이들 기업의 배당수익률 추정치는 평균 2.04%(지난 18일 종가 기준)로, 지난해 평균인 1.96%보다 소폭 상승했다.
상장사 전체를 아우르는 추정치는 아니지만, 올해 기업들의 배당금이 대체로 작년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으로 해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전체의 현금배당 총액은 31조9437억원이었다. 코스피가 30조4004억원이었고, 코스닥이 1조5433억원이었다.
지난해 전체 배당 총액을 중간·분기 배당과 결산 배당으로 나눠 보면 각각 9조1061억원, 22조8377억원이었다.
증권가의 추정대로 올해 배당금이 작년보다 2.4%가량 늘어난다면 배당금 총액은 32조7103억원 수준이 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장사 58곳은 중간·분기 배당으로 9조3199억원의 배당금을 이미 지급했다. 이에 따라 상장사들의 결산 배당금이 작년 수준을 유지한다면 연간 배당금 총액은 작년보다 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게 된다.
최근 몇 년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행동주의 펀드'들의 주주권 활동 본격화로 기업들이 벌어들인 이익을 적극적으로 주주들에게 환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상장사들의 배당성향(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의 비율)은 높아지는 추세다.
그러나 올해 기업들의 실적이 작년보다 부진해 배당금을 늘리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작년 배당 이력과 올해 배당금 추정치가 있는 상장사 235곳의 올해 연간 순이익 추정치 합계는 92조967억원으로 작년 연간 순이익 합계(129조8305억원)보다 29.06% 감소했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말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하다"며 "코스피200 기업 기준 애널리스트들의 올해 연간 현금배당 컨센서스(추정치)는 약 27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한 수준이지만, 연간 순이익 컨센서스는 약 83조원으로 전년 대비 33.0% 하락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순이익이 전년 대비 30% 이상 하락하는 가운데 현금배당 총액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지는 의문"이라며 "좀 더 보수적인 배당 추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