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남용에 의회방해 혐의 적용
트럼프 "정치적 자살행위" 비난
美·北관계 변수 작용 여부 주목
트럼프 "정치적 자살행위" 비난
美·北관계 변수 작용 여부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배틀크릭에서 열린 유세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에서 통과된 탄핵 소추안에 대해 "의회의 급진 좌파는 질투와 증오, 분노에 사로잡혀 있다. 이 사람들은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맹비난했다. 유세장에 모인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하원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기 얼마 전 "4년 더"를 외치며 트럼프 대통령을 응원했다.
배틀크릭=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하원이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 혐의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북한이 연말 시한을 앞두고 '성탄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고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탄핵안의 하원 가결이 미·북 관계에 변수로 작용할지가 주목된다.
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두 가지 탄핵소추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했으며, 두 안건 모두 찬성이 과반을 차지했다.
먼저 표결에 부쳐진 권력 남용 안건의 경우 찬성 230표, 반대 197표였다.
하원의 현 재적 의석수는 공석 4석을 제외한 431석(민주 233석, 공화 197석, 무소속 1석)으로, 두 안건 가운데 하나라도 찬성이 과반(216명)이면 탄핵소추로 이어진다.
탄핵안의 운명은 상원에 달려있다. 민주당이 과반을 점하고 있는 하원과 달리 여대야소(공화 53석, 민주 45석, 무소속 2석)인 상원의 의석 분포상 부결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최종 관문인 상원에선 3분의 2인 67명 이상이 찬성해야 탄핵안이 가결된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상원 탄핵심판에선 무죄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1868년 앤드루 존슨,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하원의 탄핵을 받은 세 번째 미국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게 됐다.
권력 남용 혐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때 4억달러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를 대가로 정적인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비리 조사를 종용했다는 내용이다.
의회 방해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원의 탄핵 조사 착수 이후 행정부 인사들을 상대로 조사 비협조를 지시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적용된 혐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 배틀 크리크 유세 도중 탄핵안 가결 소식이 전해지자 "민주당은 (대선에서) 이길 수 없기 때문에 탄핵하려고 한다"며 "정치적 자살 행진"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이 성탄절을 전후로 고강도 도발을 감행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의 하원 통과의 효과가 더욱 증폭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강력대응으로 대북외교에 대한 국내의 비난 여론을 차단하려 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긴장이 최고조로 치솟을 수밖에 없다.
한편 미국 하원에서 탄핵 소추안 표결까지 진행했으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 방송의 조사 결과 트럼프의 대통령직을 박탈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찬성과 반대가 각각 48%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4∼17일 미국 성인 900명으로 대상으로 이뤄졌다.
김광태기자 kt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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