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업계 표심 당락 가를듯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차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을 뽑는 선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최종 3파전 양상이 전개되는 가운데 전체 회원사의 75%가 넘는 자산운용업계의 표심 향방에 따라 당락이 갈릴 전망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투협은 오는 20일 오후 3시 금투센터 3층 임시총회장에서 제5대 금투협회장 선거를 진행한다.
이번 회장 선거는 최근 후보추천위원회에서 선정된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와 정기승 KTB자산운용 부회장,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대표 등 3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금투협은 사전에 후보자들의 소견발표 자료를 전 회원사에 발송했으며, 임시총회에서는 후보자들의 소견발표에 이어 정회원사 대표(또는 대리인)의 직접·비밀 투표가 진행된다.투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K-voting 시스템을 통한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당선자는 '과반수 찬성(회원사 과반수 출석)'을 얻어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득표율 1, 2위를 대상으로 2차 투표가 진행된다. 선거는 영등포경찰서 관계자 참관 하에 진행되며, 선거 전체 과정은 13층에 마련된 별도 장소에서 실시간 중계 시스템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금투협 관계자는 "설립 이래 회원사의 직접투표로 협회장을 선출하는 선진적인 선출절차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라고 전했다.협회장은 매년 6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집행할 수 있으며 공식 연봉은 5억원을 웃돈다. 또 판공비 등을 포함하면 협회장은 대략 6억원 가량의 돈을 쓸 수 있다.
업계는 현직 증권사 사장인 나재철 사장의 당선을 유력시하고 있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짙은 상황이다. 나 사장이 현재 증권사 사장단 모임인 '금요회' 회장(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후임)을 맡고 있는 만큼 주요 증권사 사장단의 표는 담보할 수 있겠으나 정작 중소형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들의 '표심'이 없이는 당선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우세해 지고 있다.모든 회원사들이 투표권을 가지고 있어서다.
한 증권사 대표는 "출마 초 나 대표가 압도적이었던 것과 달리 현재는 신 대표가 고대 라인의 무대포 결집성을 등에 업고 올라온 수준"이라며 "리서치 출신이라 자산운용사 인지도가 높은 신 대표의 강점들이 나 대표에 정확히 불리한 측면이 있어 나 대표가 전반적으로는 우세해도 경우에 따라 2차 투표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대표도 "증권사 대표 대부분이 나 대표에 대한 좋은 평판을 가졌으나 과거 대우증권 라인이 곳곳에 포진한 만큼 신 대표도 결코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라며 "선거기간이 짧아 200곳이 넘는 운용사를 일일이 찾을 수가 없는 만큼스펙이나 개인적 관계만 갖고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리서치 출신인 신 대표에 유리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투표권은 현재 57개 증권사와 222개 자산운용사, 5개 선물사, 12개 부동산신탁회사 등 정회원 295곳에 한 표씩 부여된다. 1사 1표가 원칙이다. 이들 비중은 전체 투표 비중에서 40%를 차지한다. 나머지 60%는 회비분담금 비중에 따라 차등 배정하는 비례 의결권을 반영한다. 예컨대 협회비를 많이 낸 곳은 1표 당 약 2표의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반대로 일부는 최저 0.4표의 투표권 밖에 행사할 수 없다. 얼핏 보면 투표권에 가중치가 큰 대형사들의 표심이 선거의 승부를 좌지우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대형사에 비해 셀 수 없이 많은 중소형사와 자산운용사들의 표심을 무시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지난 2017년 자산운용사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자산운용업계의 영향력도 커진 상태다.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회원 수에서 압도적인 자산운용사들이 뜻을 모으면 선거 판세는 가늠하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덩치 작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의 표심을 자극하지 못하면 과반수 찬성이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차현정기자 hj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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