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둘러싼 민주당의 탄핵 추진과 관련, 민주당 일인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앞으로 보낸 서한. 트럼프는 하원 본회의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이날 펠로시에게 '분노의 서한'을 보내 악담을 퍼부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하원이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한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17일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내일 하원은 미국 대통령에 대한 2개 탄핵 소추안을 승인하는 투표를 함으로써 헌법이 우리에게 부여한 가장 엄숙한 권한 중 하나를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우리는 국내외 모든 적으로부터 헌법을 지지하고 수호하겠다는 맹세를 존중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모든 하원 의원이 본회의에 출석할 것을 촉구하는 등 사실상 총동원령을 내렸다.
이날 오후 7시30분 현재 2개의 탄핵 소추안 중 최소한 하나라도 찬성하는 하원 의원이 218명, 반대는 198명으로 집계됐다. 15명은 아직 결정을 못했지만, 공석 4명을 제외한 재적 431명 중 의결 정족수인 216명을 이미 넘어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펠로시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불법·당파적 쿠데타 시도"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6페이지나 되는 장문의 서한에서 "하원에서 민주당에 의해 주도된 당파적 탄핵에 대해 나의 가장 강하고 힘있는 저항을 표시하기 위해 편지를 쓴다"면서 "이번 탄핵은 250년 미국 헌정 역사상 전례없고 반한법적이며 불공정한 민주당 의원들에 의한 권력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는 처음부터 완전한 엉터리였다"고 한 뒤, '탄핵에 대한 책임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부드럽게 표현해서 '0'만큼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에 대해 "터무니없다"며 "편지 전체를 보진 못했지만, 핵심은 봤다. 정말로 역겹다"고 쏘아붙였다.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도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하원 운영위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범죄와 비행에 대한 탄핵'을 안건으로 올려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는 탄핵소추안 작성을 담당한 법사위의 제이미 라스킨 민주당 의원과 더그 콜린스 공화당 의원도 참석해 설전을 벌였다.
라스킨 의원은 "대통령의 행동은 미국 민주주의에 분명하고 현존하는 위험"이라며 "우리는 이런 위법행위가 지나가도록 허용할 수 없다. 이는 우리 헌법과 외교정책, 국가안보, 민주주의에 대한 배신행위일 것"이라고 말했다.
콜린스 의원은 민주당이 선거로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수 없어 탄핵을 추진한다며, "심판의 날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탄핵 심판의 바통을 이어받는 상원의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도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가 탄핵 심판 절차와 관련해 제안한 내용에 거부 의사를 밝히는 등 장외 신경전에 가세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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