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플랫폼 구축 우리 강점 IT결합땐 성장잠재력 폭발"

바이오 트렌드 주도하는 두 흐름 '부처간 협업·ICT융합'
보상있으면 혁신 자발적으로 일어나 … 규제부터 없애야
바이오경제 핵심은 데이터 확보·활용 플랫폼이 경쟁력
기술중심적 사고서 벗어나 환자 관점 정책 재정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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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플랫폼 구축 우리 강점 IT결합땐 성장잠재력 폭발"


바이오코리아, ICT와 바이오의 융합 7. 전문가 간담회

4차 산업혁명시대, BT(바이오 기술)와 IT(정보기술) 융합이 본격화하면서 바이오·제약 분야의 R&D(연구개발) 패러다임이 급격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국내 바이오·제약산업은 기술선진국인 미국, 유럽, 일본 등에 비해 역사도 짧고 자체 생태계도 열악한 수준이지만, 우리의 강점인 IT 기술력과 결합되면서 성장잠재력이 폭발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디지털타임스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MEA)에서 '바이오코리아, ICT와 바이오의 융합' 을 주제로 개최한 간담회에서 각계 전문가들은 선순환 바이오 생태계 구축을 위해 산업계, 학계, 연구기관, 정부, 병원 등 각 혁신주체들이 협업에 적극 뛰어들 수 있도록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구축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함께, 혁신에 대한 확실한 보상 체계 마련, 혁신의 속도를 따라갖지 못하는 낡은 규제개선 등도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토론자들은 산업계는 물론 정부도 기존 기술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수요자인 환자와 고객의 관점에서 바이오정책을 재정립 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같이했다.


<참석자>

용홍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

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

사회= 이경 동국대 약학대학 교수

사회=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서로 다른 기술 간 융복합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인류의 생명과 건강을 증진시키는 바이오 분야와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 ICT 간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혁신기술과 서비스가 창출되고 있다. 각 대담자별로 산학연관 현장에서 체감하는 바이오 융합 분위기는 어떤지 현장의 분위기를 전해달라.

-용홍택=최근 바이오 트렌드를 두 가지로 압축해 보면, 첫 번째는 관계부처간 협업이다. 최근 예타를 통과한 의료기기나 치매 프로젝트, 예타가 진행 중인 신약개발 사업을 보면 과기정통부, 산업부, 복지부가 함께하는 범부처 형태로 추진되고 있다. 두번째로는 바이오가 타분야 기술, 특히 ICT(정보통신기술)와 융합해서 산업 간 경계 가 무너지는 것이다. AI 기술이 신약개발을 위해 융합되고, 바이오와 빅데이터가 결합하고 있다.

-김장성=연구쪽에서도 기존 연구방식에서 벗어나서 빅데이터나 AI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R&D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분자생물학 중심으로 하는 바이오 2.0 시대에서 데이터 중심의 바이오 3.0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같은 기술트렌드를 반영해 연구나 산업현장에서 융복합 혁신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AI와 줄기세포 기술들을 융합해 굉장히 많은 데이터 세트를 분석하고, 이것을 다시 머신러닝을 통해 좋은 결과물로 연결하고 있다. 구글, 아마존, IBM, 애플 등 기존 IT기업들이 바이오 산업에 진출하는 등 이업종 기업의 시장진입도 빈번해지고 있다.

-손지웅=융복합이라는 관점에서는 바이오 영역, 신약개발 영역에선 새로운 게 아니다. 다만 개발 초기, 생물학에서 시작해 화학적 연구, 화공학, 프로세스, 임상 의학 등 여러 학문이 순차적으로 필요했던 시절에서 이제는 경계가 무너지는 것 뿐만 아니라, 관련 지식을 누가 빨리 전반부로 가져올 수 있는가가 기술혁신의 핵심이 돼 가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과거 전통적 방식에서 형성된 규제가 기술혁신을 어떻게 쫓아갈 것인가가 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이승규=바이오협회에 회원사가 어떤 기업들이 들어오는지를 보면 산업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알 수 있다. 실제 시장에서는 대표이사가 IT를 경영하다 바이오로 넘어오는 회원사가 요새 부쩍 늘었다. 이미 바이오 융합이 현실 속에 와 있다는 것을 느낀다.

-사회=학교에서도 이미 기업이나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학제를 다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IT업계에서 바이오로 넘어가시는 분들이 많다고 했는데, 한편으로는 BT 분야의 지식이 한 순간 생기는게 아니고 워낙 융합 학문이다보니, 약학이나 바이오 등 관련 인력들에 ICT 기술을 교육시켜야 한다는 필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다.



-손지웅='데이터 사이언티스트'와 신약개발 전문가가 같이 일을 해야 한다는데는 이견이 없지만, 데이터사이언티스트가 창업을 하는 것과 신약전문가 그룹이 기존에 하던 방식을 깨고 다른 기술을 배워서 가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효율적인가에 대한 얘기가 많은데, 후자가 효율적이다. '도메인 날리지'(기업이 속해 있는 산업 전반에 대한 지식, 여기서는 바이오산업 전반에 대한 지식)를 가지고 있는 쪽이 '데이터 사이언스'를 채택하는 게 더 성공적이고 쉽게 접근 가능한 방법이라는 얘기가 많다. 데이터사이언스로 기존 방법을 다 바꿔버리는 시도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것들에 작은 혁신을 이뤄 큰 혁신으로 나가는 게 더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사회= 바이오 경제시대 주도권을 잡기 위한 주요 선진국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바이오 융합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은 무엇이고, 각 혁신 주체별로 어떠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가.

-김장성=바이오경제 시대의 핵심은 데이터를 어떻게 선점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과거의 경쟁이 의약품이나 의료기기를 누가 빨리 만드냐 하는 경쟁이었다면, 앞으로는 유전체 정보, 의료정보, 생명자원 정보를 누가 많이 확보해 이용가능 한 플랫폼을 만들어 내는가의 싸움이다. 국내에서는 생명과학정책센터에서 연구자 정보나 산업계가 가지고 있는 기술·자원을 한번에 확인하고, 온라인상에서 이들을 연결해주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같은 역할이 확대될 경우, 바이오경제 진입을 위한 소통도 가속될 것이라 기대한다.

-이승규=미국의 한 컨설팅 회사에서 각 나라 바이오산업의 순위를 매겼는데, 우리나라가 16~20위를 왔다갔다 한다. 우리는 매년 한두 단계씩 떨어지고 있다. 특히 규제, 오픈이노베이션 점수가 비중이 큰데, 이 부분에서 매년 낮은 점수를 받고 있다. 바이오산업은 불확실성이 큰 산업이다. 기존 규제체계를 고수하면서 산업을 바라보기 보다는 '네거티브 규제'를 통해 많은 것들을 새롭게 시도해보고, 또 시장에서 반응을 보면서 뭔가 가이드를 만들어야 하는 산업이다. 특히 오픈이노베이션의 경우, 정부나 산업계, 국가 출연연구기관 등이 정의를 어떻게 할지 꼼꼼히 짚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와함께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해 민간과 공공 간에 정확한 업무분장도 절실하다. 기술은 어느정도 와 있다. 정부가 세제혜택이라든지 R&D 비용을 지원하고, 기술이 시장에서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잘 깔아주면 기업들은 따라간다.

-손지웅=기술 하나하나의 수준은 세계적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야 보배'라고, 어떻게 연결해 개발로 이어질 수 있게 하는가가 경쟁력의 핵심이다. 자체 생태계가 많이 열악하다. 시장의 규모, 자원(인재, 경험)의 규모면에서 불리한 상황이다. 다만 인재의 밀도나 갖고 있는 기술, 즉 ICT부문의 장점에서 오는 잠재력 은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강점이다. 전체적으론 열세인 이런 생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무엇보다 혁신에 대한 보상이 있으면 혁신은 자발적으로 일어난다. 다만 혁신을 시킨다고 되는게 아니고 '혁신하자'는 구호만으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어떻게 혁신을 장려할 수 있을 것인가. 첫째, 적어도 혁신을 저해하는 요소를 없애야 한다. 두 번째는 지금 얘기한 첫번째 룰을 까먹으면 안된다. 혁신은 혁신에 대한 보상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구조를 우리가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중요하다. 미국 실리콘밸리도 시장이 있고, 자본이 들어오고, 실패를 무릅쓰고 투자할만한 보상이 크기 때문에 생태계가 형성된 것이다.

-사회: 공동연구의 혁신을 저해하는 것 중 하나를 말하자면, 직무발명보상금이 면세가 아니라 과세로 바뀐 것이다. 보상 측면에서 한번 더 생각해봐야할 문제다. 기관에서도 단순히 연구인력에 대해 너무 논문만 강조하는 게 아니라, 공동연구 했을 때 인센티브를 더 준다든지 평가에 대해 보상을 받도록 해줘야 연구자 입장에서 힘이난다.

사회=문재인 정부가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 미래차 등 3대 산업을 미래 중점 분야로 정해 국가적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바이오 경쟁력과 생태계 전반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용홍택=국내 바이오기술은 2018년 기준으로 미국과 3.5년 정도의 기술격차가 있다는 평가다. 다행히 꾸준히 향상되는 추세이고, 신약 기술수출은 최근 2년간 그 규모가 5조2000억원에 달하는 등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다만 신약의 경우, 신약 완제품 수출보다, 중간단계에 기술을 수출한다는 점이 아쉬운 부문이다. 최근 SK바이오팜이 뇌전증 신약을 개발해 FDA 승인을 받아 완제품 신약을 출시하는 함으로써, 앞으로는 이부분에서도 희망이 있다.

-손지웅=미국 FDA 승인을 받은 완제품 신약이 얼마나 글로벌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만들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얼마나 혁신적이고 경쟁력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가 가 그 다음의 숙제다. 과거 산업의 성장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산업 중 하나가 바이오산업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정부 주도 R&D, 선택과 집중보다는 건강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 앞에서 SK바이오팜 사례를 언급했는데, 한국 제약기업들이 기술수출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한국에 베이스 한(기반을 둔) 입장에선 완제품 수출이 굉장히 어렵기 때문이다. 신약개발 후반부에는 시장 가까운 곳에서 개발을 해야 하는데, 개발을 해서 한국에서 승인을 받더라도, 미국에도 가면 처음부터 다시 개발해야 한다. 규제 상황도 한국이 미국보다 좋지 않다. 한국에 있는 장점이 없으니까 개발 초기부터 미국가서 개발하려는 것이다. 규제의 '싱크로나이제이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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