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논문 표절의혹 첫 검증과제
청와대가 추미애(사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서를 11일 국회에 제출했다. 청와대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위원 후보자(법무부 장관 추미애) 인사청문 요청안'을 재가했다"며 "오후에 국회에 제출했다"고 했다. 추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서가 국회로 전달되면 국회는 인사청문법 제6조 2항에 따라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날을 기점으로 20일 이내에 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늦어도 연내에는 추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에 합의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문 대통령은 31일부터 10일 이내 범위를 정해 보고서를 다시 요청할 수 있다. 국회가 재요청에도 응하지 않으면 문 대통령은 추 후보자를 그대로 장관에 임명할 수 있다. 국회가 인사청문에 주어진 모든 시간을 다 쓴다고 하더라도 문 대통령은 다음달 초 안에는 추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직에 임명할 수 있는 셈이다. 전임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문 대통령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없이 임명을 강행한 전력이 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이 사법개혁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추 후보자 임명을 곱게 볼 리 없어서 여야 간 강한 충돌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인 10일 한국당을 제외한 '4+1 협의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의 예산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한국당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대립이 극에 달하는 상황이라 인사청문 절차가 순조롭게 흘러갈지 불투명하다. 특히 한국당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등 문재인 정부의 사법개혁안에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게다가 추 후보자를 둘러싼 새로운 의혹도 넘어야 할 고비가 되고 있다. 추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이나 임명직을 맡아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 처음으로 인사 검증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추 후보자에게 던져진 첫 검증과제는 재선의원 시절 작성한 석사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이다. 추 후보자 측은 "논문이 나간 2003년 당시는 연구윤리지침 등 학계의 논문 작성 기준이 정비되기 전"이라고 해명했다. 논문 표절 사실 자체는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청와대가 제시한 연구부정행위 기준 (2007년 2월 이후 학위 논문 및 주요 학술지에서 부정행위 발견 시 임용배제)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청와대는 지난해 11월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7대 기준을 다시 확립해 발표하면서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각각의 비리와 관련해 고의성, 상습성, 중대성 등이 있는 경우에는 임용을 배제할 것"이라고 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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