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게임 결승 인도네시아에 3-0 승리
베트남 수백만 시민 일제히 거리로 쏟아져
현지 언론들도 '동남아 정상' 대서특필
산청군 현수막 게시…친베트남 정책 추진
베트남 수백만 시민 일제히 거리로 쏟아져
현지 언론들도 '동남아 정상' 대서특필
산청군 현수막 게시…친베트남 정책 추진
"베트남 축구 팬들이 행복할 수 있게 돼 기쁩니다. 60년 만에 (베트남의 우승) 한을 풀 수 있어서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박항서(사진)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2세 이하(U-22) 축구 대표팀이 10일(현지시간) 동남아시아(SEA) 게임 60년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베트남은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를 3-0으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박 감독은 이날 필리핀 마닐라 리살 기념 경기장에서 경기를 마친 뒤 매니지먼트를 맡은 이동준 DJ매지니먼트 대표를 통해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박 감독은 이날 경기 후반 32분께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당하는 바람에 역사적인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는 또 "이 순간 매우 기쁘고 이 기쁨을 즐거워하는 모든 분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 감독 대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영진 수석코치는 "베트남 국민을 기쁘게 해드린 것 자체가 선수들이 대단한 일을 한 것 같다"면서 "베트남 국민의 응원에 감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 수석코치는 '박 감독이 경기 전 선수들에게 무엇을 주문했느냐'는 질문에 "선수들이 60년 만의 우승 기회라는 부담을 갖지 않고 경기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베트남 대표팀과 자기 자신을 믿고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자고 주문했는데 선수들이 행동으로 보여줬다"고 전했다. 박항서호의 이번 우승으로 베트남은 1959년 시작한 SEA 게임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첫 대회 때 월남(South Vietnam)이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바 있지만, 베트남이 통일되기 전 남쪽 대표팀이 이룬 성과여서 의미가 다르다. 베트남 현지 언론은 월남의 우승을 아예 언급하지 않는다.
22세 이하 베트남대표팀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 베트남 전역은 축제의 물결로 뒤덮였다. 베트남 팬들은 금성홍기를 들고 거리로 뛰쳐나왔고 하노이, 호찌민 등 대도시에서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경적을 울리면서 60년 만의 우승을 자축했다.
베트남 현지 언론들도 11일 관련 소식을 대서특필했다. 이날 조간신문 1면은 대부분 '박항서 매직'으로 도배했고, 특히 축구 전문지 '봉다'는 베트남 우승이라는 제목으로 1면 전체를 박항서호 사진으로 덮었다.
봉다는 또 4면에 '베트남이 동남아시아의 정상에 우뚝 섰다'는 제목을 달고 베트남 U-22 대표팀 선수들이 박 감독을 헹가래 치는 사진을 대문짝만하게 실으며 박항서호가 지난해 12월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에서 10년 만에 우승했을 때와 같은 장면이 연출됐다고 소개했다.
'박항서 매직'이 신화를 창조하자 박 감독의 고향인 경남 산청 주민도 환호했다.
11일 산청군에 따르면 박 감독 고향 마을인 생초면의 이장단·체육회 등은 이날 관내 곳곳에 현수막 6개를 내걸기로 했다. 현수막은 '생초 출신 박항서 감독 파이팅' 등 문구가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산청에서는 지난달 박 감독이 아세안축구연맹(AFF)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감독'으로 뽑혔을 때도 여러 현수막을 게시한 바 있다.
산청군은 이번 낭보를 계기로 향후 '베트남 친화마을'과 같은 베트남 맞춤형 관광상품 개발 등 친 베트남 정책을 보다 활발히 추진할 계획이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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