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시코르, 쪽박 부츠… 신세계 남매 뷰티사업도 희비

프리미엄 뷰티편집숍 시코르
2030 女 지지, 점포 30개로 늘려
정유경표 '한국형 세포라' 성공
H&B 스토어 정용진 '부츠'
콘텐츠·가격경쟁력 없어 외면
1년새 매장 절반 이상 철수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대박 시코르, 쪽박 부츠… 신세계 남매 뷰티사업도 희비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의 '코스메틱' 대결이 정 총괄사장의 승리로 기울고 있다. 정 부회장이 영국에서 들여온 부츠는 현지화에 실패하며 대거 철수하는 반면 한국형 세포라를 표방한 시코르는 사세를 빠르게 확장하면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시코르는 지난 6일 홍대입구 사거리 아일렉스스퀘어 1층에 30호점을 열었다. 이로써 올해 연말까지 매장을 30호점까지 늘리겠다던 목표를 순탄하게 달성했다. 뷰티 편집숍 시코르 매장은 지난 2016년 말 대구점에 처음 문을 연지 3년 만에 30호점까지 늘어났다.

시코르는 정유경 총괄사장이 하나부터 열까지 공들인 사업으로 유명하다. 이화여대와 미국 로드아일랜드디자인학교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평소 화장품 사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시코르는 올리브영이 독주하는 시장에서 안정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글로벌 화장품 공룡 세포라를 벤치마킹한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시코르는 백화점 DNA를 살려, 과감하게 가성비를 버리고 럭셔리 브랜드로 차별화에 성공하며 고객 발길을 잡았다. 시코르는 백화점 1층 매장을 연상케 할 만큼, 입생로랑, 나스, 맥 등 고가 브랜드를 한 곳에 모았다. 아울러 주요 상권에 잇따라 매장을 열며 고객과의 접점도 확대했다. 평소 시코르를 자주 찾는다던 박주성(여·30) 씨는 "백화점에 들어가면 불필요한 응대 때문에 마음 편하게 테스트를 해 볼 수 없다"며 "하지만 시코르에서는 고가 브랜드를 마음껏 테스트 해보고 한 곳에서 비교할 수 있어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반면 헬스앤뷰티(H&B)스토어로 화장품 시장에 뛰어든 정용진 부회장은 쓴 맛을 제대로 봤다. 정 부회장은 2017년 영국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와 손잡고 야심차게 '부츠'로 H&B스토어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부츠 매장은 지난해 말 34개에서 지난달 15개로 1년도 안돼 절반 이상 철수했다. 사업 성과가 좋지 않은 전문점을 구조조정하는 과정에서 부실한 점포가 대거 문을 닫은 결과다.

정 부회장의 H&B스토어 시장 공략 실패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에도 분스를 통해 H&B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3년 동안 7개 점포를 여는 데 그쳤다. 부츠는 현지화 전략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약품부터 화장품까지 아우르는 드러그스토어 개념인 영국의 부츠와 달리 국내에선 H&B스토어 성격이 강하다. 정 부회장은 프리미엄 H&B스토어를 지향하며 해외 고가 브랜드를 다수 들여왔지만, 오히려 비싸다는 인식만 심어줬다는 평가다. H&B스토어 주요 고객층이 지갑이 얇은 20대라는 점을 간과한 결과다.

애초부터 H&B스토어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강점으로 급성장한 만큼 '프리미엄화' 자체가 잘못된 전략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부츠는 영국 드럭스토어를 가져오는 과정에서 현지화 전략 부족으로 기존 H&B스토어와의 차별화에 실패했다"며 "반면 세포라를 표방한 시코르는 프리미엄 뷰티 편집숍으로 국내 H&B와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