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주는 데 지출은 눈덩이
올해 1∼10월 통합재정수지(정부 총지출-총수입)가 11조4000억 원 적자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정부의 순 재정상황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46조 원에 달하는 적자를 보여 마찬가지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면 국세 수입은 260조4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3조 원 줄어들었다. 국세 수입은 줄어드는 데 지출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중앙정부 채무는 700조 원에 육박했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2019년 12월호'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총수입 406조2000억 원, 총지출은 417조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누계 통합재정수지를 보면 11조4000억 원 줄었고 관리재정수지는 45조5000억 원 적자가 발생했다. 통합재정수지가 11조4000억 원 감소한 것은 200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이다.
특히 통합재정수지는 지난 3월부터 누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적자를 연달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45조500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10월까지 누계 기준으로 보면 2011년 관련 통계 공표 이후 최대 기록이다. 반면 10월까지 누계 국세 수입은 260조4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조 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 국가 채무는 전월보다 4조2000억 원 늘어난 698조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나라빚 '700조원 시대'가 눈 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정부는 그럼에도 올해 12월 말까지 누계 재정수지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아직 결산이 모두 끝난 것이 아니어서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예단할 수는 없다"면서도 "정부가 추산한 금액 내외로 수치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통합재정수지는 1조 원 흑자, 관리재정수지 42조3000억 원 적자를 추산한 바 있다.
10월까지 세수 진도율은 88.3%로 전년(89.7%)보다 1.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최근 5년(2014∼2018년) 평균 진도율인 88.5%보다 0.2%포인트 낮은 수치다. 세수 진도율은 정부가 1년 동안 걷어야 할 목표 세수 대비 실제 걷은 세수의 비율을 나타내는 수치다. 이 비율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세입 속도가 둔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정부의 재정집행 실적은 10월 말까지 263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조2000억 원(0.6%포인트) 초과 집행했다.
성승제기자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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