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무분별 테마주 투자손실
개인투자자 평균 -20.9%로 저조
外人 15%·기관 14.4%로 '선방'
개인투자자 평균 -20.9%로 저조
外人 15%·기관 14.4%로 '선방'
개미 투자자들이 올 해도 또다시 뒤통수를 맞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거듭된 폭락장 속에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9개의 주가가 하락하면서다. 공매도 기승과 무분별한 테마주 투자도 개미들의 손실을 부추겼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종가 기준으로 연초(1월2일)부터 지난 6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가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20.9%를 기록했다. 개인 순매수 상위 10곳 중 9곳의 주가가 급락했다.
올해 들어 개인은 남북경협주로 꼽히는 아난티를 3661억원어치 사들이며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하지만 아난티 주가는 1월2일 1만9800원에서 지난 6일 1만550원으로 주저앉아 수익률 -46.7%를 기록했다. 2월 말 2차 하노이 미북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남북경협 기대가 꺼진 탓이다. 지난 10월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단 소식이 전해지면서 또다시 하락폭을 키웠다.
아난티 다음으로 순매수액 규모가 큰 셀트리온헬스케어(3504억원) 또한 수익률 -35.1%를 기록했다. 잇단 바이오주 악재에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도 함께 곤두박질쳤다.
헬릭스미스(3011억원)의 경우 '헬릭스미스 쇼크'를 일으키며 개미들을 눈물 짓게 했다. 지난 9월 헬릭스미스는 유전자 치료제 엔젠시스의 임상 3상 실패를 알리며, 위약군과 신약 후보물질군이 뒤섞였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소식에 9월24일과 25일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각각 급락했다. 여기다 공매도 세력의 '먹잇감'으로 전락하면서 투자자 손실은 더욱 커졌다. 사태가 터지 기 전 8월 말 1만9765주를 기록하던 헬릭스미스 공매도량은 9월23일 10만2306주를 기록하며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커머스 공세로 위기로 내몰린 이마트(2942억원), 롯데쇼핑(2803억원)도 올 들어 주가가 각각 30%, 37% 급락했다. 이 밖에도 SK이노베이션(3029억원·-16.3%), SK텔레콤(3006억원·-12.5%), LG화학(2879억원·-12.6%), KT(2565억원·-11.7%) 등도 주가가 일제히 뒷걸음질 쳤다.
반면 올해도 외국인의 투자 성적표는 양호했다. 올 들어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5%를 기록했다.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8곳의 주가가 모두 올랐다. 외국인들이 이 기간 가장 많이 바구니에 담은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외국인 순매수액은 3조273억원으로, 주가는 지난 6일 종가 기준으로 연초 대비 30.1% 올랐다. 이어 외국인은 카카오를 7979억원어치 사들였다. 카카오의 수익률은 50.5%로 외국인 순매수 종목 중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기관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 또한 14.4%를 기록하며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기관 순매수 상위 10개 중 주가가 오른 곳은 7곳이었다.
한편 올해가 끝을 향하면서 시장 기대는 '산타랠리'로 향했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올해도 산타랠리는 없을 것으로 내다본다. 미중 무역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외국인의 '셀코리아(Sell Korea)'가 쉽사리 진정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미중 간 합의 여부는 여전히 예측 불허지만 미국은 중국과 무역합의를 위한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경계심리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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