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왕 부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지난달 APEC 회의가 연기되는 바람에 만날 수 없게 되어 아쉬웠는데, 곧 만나 뵐 수 있게 될 것으로 고대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구축을 위한 프로세스가 중요한 기로를 맞이하게 있다고 생각한다"며 "핵 없고 평화로운 한반도라는 새로운 한반도 시대가 열릴 때까지 중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 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달에 예정되어 있는 한중일 정상회담 계기에 양국 간의 대화와 협력이 더욱더 깊어지길 기대한다"며 "특별히 우리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여정에 중국 정부가 아주 긍정적인 역할과 기여를 해 주고 계신 것에 대해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달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 차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때문에 이날 문 대통령과 왕 부장의 접견은 시진핑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 의사를 공개적으로 타진하면서, 중국 측에 한중 관계 강화 방안과 한반도 비핵화 진전을 위한 협조를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왕 부장은 이번 한국 방문의 목적을 한국과의 '전략적인 소통'이라고 못박으면서 "현재 국제 정세는 일방주의 그리고 강권 정치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또 왕 부장은 "중한 양국은 이웃으로서 제때 대화와 협력을 강화해서 다자주의, 자유무역을 같이 수호하고 기본적인 국제 규칙을 잘 준수해야 한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 앞에서 한국과 동맹국인 미국을 겨냥해 비판한 것이다. 지소미아 사태로 미국에 압박을 받았던 한국과 동아시아 전략을 함께 논의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왕 부장은 또한 문 대통령이 '시 주석을 만나는 것을 고대한다'고 한 대목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왕 부장은 "우리 두 사람은 내년에 양국 간에 고위급 대화에 대해서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 그리고 양국의 대화 강화에 대해서 합의를 했다"며 "대통령님의 중요한 의견을 청취하고, 시진핑 주석님께 잘 보고하겠다"고만 했다.
한편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과 왕 부장의 접견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접견에서 왕 부장의 이번 방한이 국무위원 취임 이후 첫 방한이라는데 반가움을 나타내고, 지난 4일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양국 관계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협력 방안들이 협의된 것을 평가했다"며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평화 3대 원칙(△전쟁불용 △상호안전보장 △공동번영)을 설명하고, '비무장지대 국제평화지대화' 제안에 대한 중국 측의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고 대변인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내년 조기에 이루어져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내실화하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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