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받았다는 주장 되풀이하며 檢에 공 넘긴 靑…"누구 말이 참인지는 수사기관이 밝혀낼 것"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를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며 "저희가 파악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했고, 파악한 바를 여러분께 말씀 드린것"이라고 말했다. 제보를 받아 관련 내용을 이첩한 것 뿐이라는 청와대의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청와대는 4일 민정수석실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비위사실을 조사해 경찰에 이첩하는 방법으로 사실상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민정 수석실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고 대변인은 "(노영민)대통령 비서실장의 지시로 민정수석실이 자체 조사한 결과를 말씀드리겠다"며 "2017년 10월경 당시 민정비서관실 소속 행정관 A씨가 (익명의)제보자로부터 SNS를 통해 김 전 시장 및 측근들에 대한 비리 의혹을 제보 받았다"고 설명했다.
고 대변인은 "A행정관은 제보 문건이 업무 계통을 거쳐 당시 민정비서관에게 보고된 것으로 기억하고 있으며 추가지시는 없었다"며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은 이런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제보 문건의 내용이 비리 의혹에 관한 것이어서 소관 비서관실인 반부패비서관실로 전달하고, 반부패비서관실이 경찰에 이첩하였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특감반이 자체조사를 통해 문건을 생성한 적이 없고, 특감반원들이 울산 시장의 비리 행위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해 울산에 간 것도 아닌 '단순 이첩 사건'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같은날 '최초 제보자'가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라는 게 밝혀지고, 송 부시장이 "청와대 행정관이 물어봐서 대답해줬다"고 언급하면서 양측의 주장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특히 송 부시장의 경우, 이날 추가로 기자회견을 자청해 "시점과 내용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2017년 하반기 쯤으로 기억되며, 총리실 모 행정관(A행정관)과 안부 통화를 하던 중 울산시 전반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 시중에 떠도는 김기현 시장 측근비리가 언론과 시중에 많이 떠돈다는 일반화된 내용 중심으로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이 역시 SNS를 통해서 제보를 받았다는 청와대 측 주장과 거리가 있어 '진실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야당에서도 청와대의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고 대변인은 김 전 시장 관련 첩보를 청와대 행정관이 캠핑장에서 우연히 만난 한 공직자로부터 받았다고 해명했다"며 "그 제보를 받았다는 행정관은 다름 아닌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가까운 친구"라고 꼬집었다. 실제 이 행정관은 현재도 총리실에서 근무하고 있고, 김 지사의 진주 동명고등학교 동문으로 전해졌다.
전 대변인은 "수사를 통해 속속 밝혀지는 증거들은 선거농단의 몸통으로 청와대를 가리키고 있다"며 "자유한국당은 이 사건에 한 점의 의혹도 남지 않을 때까지 끝까지 추적하여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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