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현장] `글로벌 진군 나팔` K-바이오

김수연 ICT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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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현장] `글로벌 진군 나팔` K-바이오
김수연 ICT과학부 기자
곳곳에서 터진 '배드 뉴스'(Bad News)로 연초부터 내내 움츠려있던 K-바이오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20년간 공들여 개발해 온 국산 신약이 의약품 시장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당당히 판매허가를 따냈고, 1조6000억원 규모의 바이오벤처 기술 수출 희소식도 들려온다.

이 겨울, 바이오산업계를 훈훈하게 덥히는 '굿 뉴스'(Good News)를 가져온 기업은 바로 대기업 계열 제약·바이오 기업인 SK바이오팜과 바이오벤처 알테오젠이다. SK바이오팜은 글로벌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혁신 신약 개발사로서 큰 걸음을 내디뎠다. SK그룹이 20년 넘게 연구개발에 투자해 온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가 미국 FDA(식품의약국) 허가를 받으면서 현지에 출시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렸다.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이 물질 발굴부터 생산·임상·NDA(신약허가신청)까지 자체적으로 진행해 내놓은 신약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크다. 국내 기업이 혁신 신약으로 신약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NDA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하여 FDA의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 제품의 마케팅·영업은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에서 직접 전개한다. 미국 12개 권역, 1만4000명의 의사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활동을 전개해 내년 2분기에 제품을 현지에 본격 출시한다는 게 이 회사의 계획이다.

주목할 점은 SK바이오팜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혁신 신약 개발에 대한 경험치를 크게 높여놓았다는 점이다. 엑스코프리의 FDA 승인 획득으로, SK바이오팜은 국내 최초로 FDA 승인 혁신 신약을 두 개나 보유한 유일한 제약사가 됐다. 앞서 이 회사는 수면장애신약 '수노시'의 FDA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이 제품은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SK바이오팜은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의 고삐를 더욱 바짝 당기고 있다. 현재 신규 뇌전증 치료제 연구개발에 본격 착수한 상태다. 최근 SK바이오팜은 FDA로부터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SKL24741'의 임상 1상 시험에 대한 IND(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았다. FDA의 신약판매 허가를 받은 독자개발 신약 엑스코프리에 이어 SKL24741를 뇌전증 치료제로 개발할 예정이다.

또 하나의 희소식은 바이오벤처 알테오젠의 대규모 기술 수출이다. 이 회사는 최근 글로벌 10대 제약사 가운데 한 곳과 1조6000억원 규모의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상대기업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ALT-B4는 정맥주사용 의약품을 피하주사용 의약품으로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다. 'Hybrozyme'이라는 단백질 공학 기술을 이용해 개발됐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정맥주사로 투여하는 바이오 의약품을 대량으로 피하주사로 투여할 수 있게 된다. 알테오젠은 해당 글로벌 제약사에 ALT-B4를 공급한다. 해당 제약사는 이를 바이오 의약품과 혼합해 개발하거나 상용화 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기술수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알테오젠의 주가는 지난 2일 상한가(29.86%)를 찍었고 계속해서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8월초 코스닥 바이오가 큰 폭으로 주저앉으면서 주가가 큰 요동을 쳤지만 이제 완전히 회복된 상태다.

올해 국내 바이오산업계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코오롱생명과학 등 대기업 계열 바이오 기업은 물론 신라젠, 에이치엘비, 헬릭스미스 등 기대주 바이오벤처들로부터 발생한 악재로 인해 위축돼 왔던 게 사실이다. 이들 기업으로부터 부정적인 이슈가 나올 때마다 코스닥 바이오 업종은 속절없이 곤두박질을 쳐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K-바이오에 반전의 계기가 만들어지는 분위기다.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아세안 국가 진출도 한층 수월해지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아세안 시장의 교두보인 싱가포르 정부와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분야 협력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개별 바이오 기업들이 터뜨린 악재에 봄, 여름, 가을을 '한겨울'로 지낸 K-바이오가 이제는 '글로벌 진군'이라는 호재 속에 '봄 같은 겨울'을 지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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