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사모 1구역 지역주택조합 투쟁위, 이달 서희건설 본사서 시위
서희건설, 앞서 남양주·창원 등지에서도 조합과 마찰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서희건설이 지역주택조합 사업 추진과정에서 조합과 잇단 마찰을 빚으며 곤경에 빠졌다. 고객과의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대표 건설사라 스스로 자부했던 만큼, 신뢰도 하락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3일 청주 사모1구역 뉴젠시티 지역주택조합 투쟁위원회에 따르면 투쟁위는 서희건설이 조합원 1000여명의 분양금 약 290여 억원을 공중분해 시켰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투쟁위는 지난달 청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모1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은 사업 답보에 따른 지주 불만 해소 등을 위해 사모1구역 뉴젠시티 지역주택조합을 만든 뒤 위법적으로 사업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현행법상 같은 사업지 내 조합의 중복 설립은 불가능하지만 해당 지역주택조합은 재개발조합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조합설립인가를 받지 않고 사업을 추진, 조합원들을 모집해 가입비를 걷었다는 주장이다.
투쟁위 관계자는 기자회견에서 "지역주택조합인가를 받지 못해 지역주택조합분양금을 사용할수 없음에도 재개발 조합장 등 임원진 5명은 뉴젠시티, 서희건설, 추진위 지도부와 함께 조합원 분양금 290억원을 공중분해시켰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희건설은 조합 사업이 위법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사업에 참여해 조합원 분양금 290억원을 공중분해시켰다"며 "서희건설과 재개발 조합, 뉴젠시티, 추진위 지도부는 조합원 분양금 290억원을 환원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현재 투쟁위는 조합원 300명의 이름으로 조합장과 상근이사 등 5명을 청주지검에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이어 이달에는 서울 서희건설 본사 앞에서 항의집회도 가졌다.
이날 집회에서 투쟁위는 "서희건설 대표이사가 서울의 명동이라며 시공사로 참여하면서 약속한 사업비 25억은 일체 투입하지 않은 채 피눈물 나는 조합원 분양금을 사용해 왔다"고 주장했다.
조합원 투쟁위원회가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관계당국도 현재 수사에 착수했다. 청주지검은 지난달 26일 뉴젠시티 지역주택조합 투쟁위원회 관계자를 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바 있다.
투쟁위는 이와 같은 내용을 지난 10월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올리면서 총 1846명이 청원에 동참했다.
그동안 서희건설은 홈페이지에서부터 지역주택사업 대표 건설사라는 자부심을 그동안 공공연하게 드러낸 바 있어 투쟁위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그동안 서희건설이 쌓아왔던 이미지의 하락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희건설은 현재 회사 홈페이지에서 이봉관 회장의 CEO 인사말을 통해 '고객의 가치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한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대표건설사로서' 등의 문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데다, 주력사업이 지역주택조합 사업이기 때문이다. 흥국증권 자료에 따르면 서희건설의 매출과 영업이익의 약 75%는 건축사업으로, 이 중 대부분이 지역주택조합 사업이다.
서희건설은 앞서 지난 2015년 경기도 남양주시 진주아파트 재건축 사업 추진과정에서도 분담금 문제로 조합과 갈등을 겪은 바 있다. 또 창원 마린 서희스타힐스 지역주택조합과도 착공 지연 등의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지역주택조합사업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까다롭지 않고 재건축·재개발보다 절차도 단순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하지만 옛날부터 조합운영의 불투명성, 조합 운영진의 비전문성 등 단점으로 꾸준하게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자칭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대표 건설사라 자부하는 서희건설이 지역주택조합 사업 추진과정에서 조합과 마찰을 빚으며 곤경에 빠졌다. 고객과의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대표 건설사라 자부했던 만큼, 신뢰도 하락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은 이달 사모1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조합 투쟁위원회 관계자들이 서울 서희건설 사옥 앞에서 시위하고 있는 모습. <사모1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조합 투쟁위원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