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장기`로 환자별 약물 반응 100% 예측… 맞춤치료 시대 머잖았다

오가노이드, 만능줄기세포서 분리·배양한 세포 집합체
몸 속 장기와 유사한 세포 지니고 일부 기능까지 재현
기존 동물모델보다 실험 간편하고 깊이 있는 연구 가능
약물 테스트 플랫폼 넘어 인공장기 대체 기대감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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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장기`로 환자별 약물 반응 100% 예측… 맞춤치료 시대 머잖았다


바이오코리아, ICT와 바이오의 융합

⑤미래 바이오의학의 새 혁신 플랫폼 '오가노이드'


#. 2016년 중남미 지역에서 창궐한 지카 바이러스가 태아의 소두증(小頭症) 원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바이러스와 뇌 발달의 상관 관계를 연구하기 위한 실험동물이 없어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인체 만능줄기세포로부터 뇌 오가노이드(장기 유사체)를 배양해 지카 바이러스 감염이 뇌 신경발달 손상에 미치는 메커니즘을 규명함으로써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위한 단서를 마련할 수 있었다.

최근 들어 오가노이드(Organoid)가 미래 맞춤형 의학, 정밀·재생의학의 혁신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다.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인 '사이언스'가 오가노이드를 특집 이슈로 다뤘으며, 2015년 미국 MIT대학이 선정한 '10대 미래 유망기술'에 뇌 오가노이드가 선정되는 등 바이오 의학분야의 '빅 이슈'로 주목받고 있다.

◇오가노이드, 맞춤·정밀·재생의학의 '보석'= 오가노이드는 성체줄기세포, 배아줄기세포, 유도만능줄기세포 등에서 분리한 세포를 3차원 배양법으로 다시 재조합해 만든 세포 집합체로, '장기유사체', '유사장기'로 불린다.

생체 장기와 유사하게 체외에서 3차원 형태로 자가조직화되고, 장기와 유사한 다양한 세포를 포함하면서 해당 장기의 일부 기능을 재현할 수 있어 초기 장기 발달과 조직 상호 작용, 질병 발생을 규명하는 3차원 모델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다시 말해 오가노이드는 자가조직화, 다세포성, 기능성 등 3가지 특성을 지니고 있다.

오가노이드 분야 선두그룹인 한스 클레버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교수가 '장 오가노이드'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이후 뇌, 위, 췌장, 폐, 간 등 여러 장기의 오가노이드를 잇따라 구축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관련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또한 암 치료를 위한 약물 스크리닝 플랫폼으로 암 오가노이드가 널리 쓰이면서 신약개발 플랫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질병 모델링, 조직 재생, 인공 장기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오가노이드 기술로는 실제 장기의 복잡한 생물학·물리학·화학적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암 오가노이드는 인체 상피세포의 암 진행과정을 대부분 모사하지만, 암을 둘러싼 미세환경(혈관, 면역세포, 섬유세포 등)까지 반영할 수 없는 한계를 갖고 있다.

◇궁극적 목표는 '인공장기' 대체=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의 배양과 유지, 분화 유도 기술이 핵심이다. 적절한 조건에서 줄기세포를 배양하면 장기나 조직과 같은 유사 구조의 오가노이드를 생산할 수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이 2016년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이용해 알츠하이머 치매나 뇌졸중 등 뇌신경질환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미니 뇌'를 개발한 이후 줄기세포 기반의 오가노이드 관련 연구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우선 오가노이드는 장기발생과 성숙, 유지, 재생 등을 연구하는 '최소의 시스템'으로 기초연구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기존 동물모델보다 실험적 접근이 간편하고, 3차원 배양을 통해 장기 또는 조직과 훨씬 유사하게 만들어 보다 깊이 있는 연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사람 오가노이드와 동물모델 또는 동물 유래 오가노이드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비교함으로써, 장기 형성 연구를 수행하는 데도 쓰인다. 무엇보다 오가노이드의 가장 큰 장점은 장기나 조직 수준에서 질환 모델링이 가능해 약물 스크리닝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카 바이러스 감염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 스크리닝이 진행됐고, 낭포성 섬유증 치료를 위한 약물 테스트 플랫폼으로도 활용됐다.

최근에는 오가노이드 뱅크를 통해 개인별, 인종별 유전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한 스크리닝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다양한 암 환자의 조직으로부터 분리·제작한 암 오가노이드는 환자 특성을 모방하고 증식이 가능해 암 치료제에 대한 개인의 약물반응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어 개인 맞춤형 의료에 활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암 오가노이드 뱅킹을 통해 활용을 촉진하고 있으며, 크리스퍼 기반의 유전자 교정기술을 융합해 재생의학 분야에 오가노이드를 폭넓게 적용하는 연구개발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

김무웅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연구원은 "암 오가노이드 제작 비용과 시간 등을 줄여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과 미세환경 구축 기술이 암 오가노이드 활용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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