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장벽 예산 줄다리기… 美 세번째 셧다운 위기

트럼프, 예산 86억달러 요청
공화·민주당 합의 도출 실패
20일 넘기면 셧다운 현실화
최악땐 대선까지 지속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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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장벽 예산 줄다리기… 美 세번째 셧다운 위기
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 도나의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현장에서 장벽의 첫 세 패널이 세워지고 있다. 콘크리트 벽 위 5.5m 강철 기둥들로 이루어진 새 구간은 약 13km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도나=AP 연합뉴스


미국 의회의 예산 법안 심사가 늦어지면서 연방정부 '셧다운(Shut Down·일시적 업무 정지)'이 재발할 위기에 놓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멕시코 국경지대 장벽 건설 예산 투입에 민주당이 반대하면서 의회의 예산 처리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래 벌써 두 차례나 연방정부 셧다운이 빚어진 가운데 올해도 국경장벽 예산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2일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현재 여·야는 총액 규모 1조3700억 달러인 2020회계연도 예산을 12개 법안에 배분하는 방안에 합의했지만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싼 이견은 좁히지 못했다. 미국의 2020회계연도는 2019년 10월 1일부터 2020년 9월 30일까지다. 예산심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면 지난 10월 이전에 예산 법안이 처리됐어야 한다.

그러나 합의 도출에 실패한 공화당과 민주당이 그동안 두 차례 단기 지출 승인안을 처리하는 형태로 급한대로 셧다운을 막아놓은 상태다.

두 번째 단기지출 승인안의 마감 시한은 오는 20일이다. 그때까지 예산안이 처리되지 못하면 셧다운이 현실화하거나 또다시 단기지출 승인안 처리로 임시변통해야 할 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국토안보부에 매년 수십억 달러를 할당해 달라고 요구하지만 민주당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반대해 왔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는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싼 줄다리기 끝에 미국 역사상 최장기인 35일의 셧다운 사태를 겪었다.

향후 예산 심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2019회계연도 예산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57억달러의 예산을 요구했다가 기존 장벽을 보강하고 일부 새로운 장벽을 짓는 데 필요한 예산 13억8000만 달러를 투입하는 선에서 타협이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복잡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 해소 후인 지난 2월 최대 66억 달러의 예산을 다른 항목에서 전용해 국경장벽 건설에 사용할 수 있도록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버린 것이 이번 심사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 선포와 같은 비상수단을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이미 전용된 예산 항목을 다시 채워 넣지 못하도록 하는 보완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2020회계연도에 86억달러의 국경장벽 예산을 요청했다. 또 내년 대선까지 최소한 400마일(약 640km) 완공을 목표로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에게 장벽 건설을 사실상 일임했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하원 세출위 소속 톰 콜 공화당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결코 예산 전용 권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내년 11월 대선 때까지 단기 지출 승인안만으로 셧다운을 계속 봉합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음을 경고했다.

국내 정치 상황도 복잡해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탄핵 문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이 크리스마스 이전에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뒤 상원의 탄핵심판 절차로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 시점이 단기지출 승인안이 종료되는 때와 시기적으로 맞물리기 때문이다.

연말이 지나면 내년 대선을 향한 경선전이 본격화한다는 점 역시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민주당은 예산 처리 문제와 관련한 공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트로 넘어가 있다는 입장이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이 논의에서 떨어져 의회가 합의하도록 한 뒤, 갑자기 수용 불가능한 요구를 함으로써 공화당이 합의를 못하도록 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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