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가 작년 9·13 대책에 이어 분양가상한제 등 강력한 규제 대책을 쏟아냈지만 약발은 좀처럼 먹히지 않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작년 9·13 대책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으며,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공급 부족 불안 심리에 정시 확대, 자사고 폐지 등 교육 이슈까지 겹쳐 서울 아파트는 당분간 매매와 전세가격이 동반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가격(아파트·단독·연립주택 포함)은 0.50% 올랐다. 10월(0.44%)보다 오름폭이 확대된 것이면서 작년 10월(0.51%) 이후 월간 단위로 최대 상승이다.
지난달 가격 상승폭이 커지면서 10월까지 0.11% 하락했던 한국감정원의 서울 아파트값 누적 통계도 0.38%로 상승 전환했다.
구별로는 강남구의 주택가격이 0.87% 상승하는 등 강남 4구(0.76%)의 상승폭이 가팔랐고, 비강남권에서는 성동구(0.65%)·용산구(0.53%)·서대문구(0.41%) 등이 많이 올랐다.
성동구는 왕십리뉴타운과 금호·행당동 일대 대단지 위주, 용산구는 한남3 재개발 구역과 이촌·도원동 일대 주요 단지가 강세를 이끌었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값이 0.68% 올라 상승세를 주도했다. 작년 9월(1.84%) 이후 1년 2개월 만에 최대 상승이다.
정부가 서울 27개 동을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핀셋' 지정하고 고가 아파트 실거래 조사를 강화하는 등 주택시장 압박에 나섰지만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국 주택가격도 0.19% 상승해 10월(0.12%)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 지역 강세와 함께 지방의 주택가격이 0.04% 올라 작년 11월 이후 1년 만에 상승 전환한 영향이다.
지난달 해운대구 등 3개 구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부산시는 0.05% 올라 2017년 11월 이후 2년 만에 상승 전환했다.
매매와 함께 전셋값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전국 주택 전셋값은 0.14% 올라 10월(0.09%)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서울의 주택 전셋값이 0.27%로 전월(0.23%)보다 상승폭을 키웠고 인천(0.18%), 경기(0.34%)도 10월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지방의 주택 전셋값도 0.01% 올라 2017년 3월(0.05%) 이후 2년 8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서울 구별로 양천구의 주택 전셋값이 0.63% 올랐고 강남구(0.50%), 송파구(0.46%) 등도 강세를 기록했다.
특히 아파트 전셋값이 가팔랐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달 0.41% 올라 2015년 12월(0.76%) 이후 월간 단위로는 4년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상한제 시행에 따른 공급 부족 불안 심리가 확대된 가운데 정시 확대와 자사고·특목고 폐지 등 입시제도 변화까지 가세하면서 학군 인기지역을 포함한 서울 곳곳에서 전세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