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이 말한 `사람` 나치의 민족개념… 법적지위 `국민` 과 달라" [노재봉 前국무총리에게 고견을 듣는다]

국민연금으로 대기업 컨트롤… 정부 개입할 수 있지만 체제 자체를 부수는 式 곤란
사상이 다른 文정부 정책 선회 어려울 것, 하지만 시민사회를 죽이는 방향 가선 안돼
다시 개헌 논의하겠지만 내각제는 시기상조… 역사적 큰 결정 남아 대통령제가 마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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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이 말한 `사람` 나치의 민족개념… 법적지위 `국민` 과 달라" [노재봉 前국무총리에게 고견을 듣는다]
노재봉 前국무총리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노재봉 前국무총리


노재봉 전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후반에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기본적으로 사상의 오리엔테이션이 다르기 때문이다. 좋게 말해 진보 ,엄밀히 말하면 '친북주의' 집권세력은 '민족'이란 허상에 빠져 소위 북 '주체사상'에 함몰돼 있다고 비판했다.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아이덴티티는 '민족'이니 '사람'이니 하는 추상적이고 애매한 개념이 아니라 자유와 법치에 기반한 '국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문재인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그간의 실정을 만회할 방법은 없을까요. 기대를 갖는 것이 어리석나요?

"선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봐요. 기본적으로 사상의 오리엔테이션이 전혀 달라요. 대한민국이 존재하지 않았어야 한다는 생각이 기본에 깔려 있거든. 기회 있을 때마다 이상한 소리를 하는 거야. 대한민국 출발이 임시정부라느니, 김원봉이 국군의 모태라느니. 이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사상이 그리로 경도돼 있어. 우선 시민사회를 죽이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경제적으로 비능률성에 틀림없이 성장동력이 다 죽어버려요. 그럼 국가가 관리하면 되느냐, 안 되는 게 다 증명이 되지 않았어요? 20세기 전반 유럽의 좌익 세력으로서 쟁쟁한 이론가였던 루돌프 힐퍼딩은 1940년대에 전체주의라는 용어를 썼어요. 이 사람이 보니까 지금까지 하는 식으로 사회주의를 하다보면 국가가 전권을 잡게 되고 관료가 지배하는 체제가 되는 겁니다. 히틀러와 스탈린 체제가 마찬가지라고 봤어요. 그걸 규정하면서 '전체주의'라는 말을 써요. 마르크스가 국가라는 것은 자본가들이 모인 주주총회와 같은 것이라고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게 힐퍼딩의 주장입니다. 국가라는 것은 국가라는 영역이 있고 자율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게 언제 그렇게 인정이 되었냐, 미국에서는 하버드대 스카치 폴이라는 여교수가 있는데, 중국 칭찬을 막 했다고, 그런데 나중에 획 돌아가지고 국가를 완전히 무시하게 됐어요. 그에 관련된 것이 레닌인데, 레닌의 역사적인 거짓말이 노동자가 지배한다는 거였거든. 이게 사기거든. 공산당이 뱅가드(전위대)가 돼야 한다고 했거든. 현대 국가가 부강해지려면, 시민사회를 눌러서는 안 된다는 결론이 나온 겁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에서는 이 사람들이 그걸 모르고 있는 거야."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걸린 외교안보에서도 변화가 없을까요.

"이 사람들이 지금 생각하는 게 '민족' 개념을 갖고 거기서 떠나지 못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대북관계에서도 무장해제하다시피 했잖아요. 미군이 없으면 어떻게 되겠어요? 민족이라는 이데올로기는 딜루젼이거든. 거기서 이 사람들이 떠날 수 있느냐? 못 떠난다고 봐요. 본 게 그것 뿐이고 배운 게 그것 뿐이거든. 운동권 애들, 청와대 들어가 있는 '주사파'라는 게 본 게 그것 뿐인데, 다른 공부 하나 한 게 없어. 그러니까 갈 데로 가는 거야, 이게"

-한미동맹도 느슨해지고 더 악화하는 쪽으로 가나요.

"그렇지. 그걸 처음 목적으로 삼은 것인데! 현실적으로 국제관계에 부닥치다 보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언제 그러지 않았어요? '야 외교가 이렇게 어려운지 몰랐다.' 민족이라는 신화, 많은 국사학자들이 그걸 갖고 사는데, 민족이라는 것과 국민이라고 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점을 인식해야 돼. 민족은 원래 유기체로 규정이 돼요."

-민족이라고 하면 항상 맨 먼저 그 앞에 '단일'이 떠오릅니다.

"민족은 계몽주의에 반대해 독일에서 출발한 개념인데, 피히테가 말을 했잖아요. 계몽주의에 반대해가지고 나폴레옹의 말굽에 짓밟히면서 게르만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거거든. 그런데 게르만은 독일만 있는 게 아니거든. 그걸 하나로 묶으려 한 사람이 히틀러였단 말이에요. 그 독일 사상의 흐름이 일본에 들어와 소위 인류학적 의미에서 조상을 찾기 시작한 겁니다. 그 때 우리 유학생들이 일본에 가서 독립운동 한다고 하면서 대응되는 것으로 '단군'을 만들어냈다는 거예요. '피가 하나다'라는 것이지. 이건 흉측한 신화거든. 여기에 뭐 혈연관계만 하더라도 단일민족인가? '잡종'이지. 한반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전체를 규정하는 단어가 없었거든. 백성이라는 말 뿐이었지. 최남선의 불함문화, 신채호의 조선상고사가 등장한 후 모두가 평등한 개념, 하나로 묶어서 정리한 게 '민족'이었다 이거야. 그래서 같은 민족, 우리끼리가 나온 거고."

-북한의 '우리민족끼리'도 근원을 거기서 빌려온 겁니까.

"모두가 평등하고 하나로 뭉친다니 정치적 프로파간다로 얼마나 좋아? 우리민족끼리? 좋다 이겁니다. 그러면 어떤 통치체제를 갖느냐는 데 답을 해야 한다고. 저들은 답을 안 해요. 국민은 어떤 통치체제를 받을 것인가, 그게 체제문제잖아. 거기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고. 그 민족 이데올로기에 이 사람들이 갇혀있는 한, 전향이 안 돼요."

-문재인 대통령이 자주 말하는 '사람'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 방문 중에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차이퉁에 문재인 이름으로 기고한 장문의 글이 있어요. 거기에 보면 기가 막힌 이야기가 나옵니다. 남과 북은 생명공동체라며 쿼테이션 마크까지 쳐가면서 말하는데, 유기체란 의미거든. 북이 죽으면 남이 죽고, 남이 죽으면 북이 죽는 관계거든. 남북이 생명공동체라면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인권문제를 말할 틈이 없는 거야. 그 기고는 만만찮은 뜻을 갖고 있습니다. 누가 썼는지 모르지만, 무서운 의미가 들어가 있어. 그런데 우리 언론은 별로 주의를 안 기울이더라고. 전형적으로 나치스가 이용했던 '민족' 개념이야. 그 글의 첫 마디가 광주사태서부터 나와. 무얼 얘기하려고 했냐면, 평범한 사람들이 체제를 민주화하는데 이바지 했고, 평범한 사람들이 지배한다는 이야기가 나와요."

-'평범한 사람'이 곧 인민으로 쓰인 겁니까.

"생명공동체와 쌍을 이루는 말인데, 반엘리트주의·반세계질서라는 혁명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히틀러가 그걸 갖고 장난을 친 거거든. 나치스 이데올로기까지 원용을 하는 판인데, 어떻게 바뀌어지겠어? 그게 문재인 이름으로 나왔어. '평범한 사람'이라는 그 말이 헌법개정안에서는 '사람'으로 나온 거야. '국민'이라는 개념이 없어. 사람은 생물학적으로 사람이 맞아요. 집단으로 하나의 '바디 폴리틱스'로 산다면, 거기에 법적 지위가 부여돼요. 그런데 사람에는 그게 빠져버렸잖아. 법적 지위가 부여된 것이 국민이고, 개개인이란 말이야. 이걸 유기체적으로 집단화해 버린 겁니다."

-결국 전체주의로 되어가는군요.

"그렇지. 생명체면 머리가 있어야 할 거 아니야? 그게 수령입니다. 그래서 북한 '헌법' 16조에는 '하나는 전체를 위하고 전체는 하나를 위한다'고 조문에 딱 들어가 있단 말이야. 원류가 독일 낭만주의에서 시작된 거야. 이게 동구라파 거쳐 러시아로 들어가고, 그게 마르크스레닌주의와 접합이 되고 일제 때 한반도에 들어온 거지. 브나로드(vnarod, 러시아말로 '민중속으로' 라는 의미의 농민계몽운동)운동이나 농촌계몽운동이 진행되다 총독부에서 중지시켜 버렸지. 그런 식으로 흘러온 거라고."

-총리님은 현재 '대한민국 수호 비상국민회의' 고문으로 자유민주 진영 후진들에게 큰 힘이 되어주시고 계신데요.

"나와서 이야기를 해달라고 해서 나가 얘기해요. 지금 남과 북의 관계는 '실존적인 투쟁관계'라고 했어요. 사람들이 깜짝 놀라는 거예요. 막연히 갈등관계라는 데서 실존적 투쟁관계라고 하니까. '누가 살고 누가 죽나'하는 관계라고 하니까 통일에 관심을 갖고 있던 분들이 전부 입이 이렇게 튀어나오는 겁니다. 내가 비판을 했거든, 북에 대해서 기능주의적 발상으로 무언가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기능주의적 발상은 유화주의적 발상이거든. 유화정책 가지고 된다고 생각하느냐. 문재인이 하고 있는 것이 유화정책이다. 안 된다고, 이게. 기본적인 목표가 다릅니다. 저쪽은 군사를 이용해 남한을 공산주의 혁명으로 이끈다는 거 아닙니까? 70년 동안 변함이 없어요. 그러니까 박관용(전 국회의장)씨가 거들었어요. 무슨 말이냐, '남북관계는 죽고사느냐의 문제다'라고요. 전에 청와대 개헌안을 보면서도 내가 그랬어요. 이건 소비에트화(soviet, 러시아말로 위원회 라는 의미)로 가는 것이다. 국민이 사라졌다. 사람? 사람이 무슨 아이덴티티가 있는가. 저쪽은 인민이야. 인민과 국민은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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