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등락을 반복하며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발빠른 투자자들은 4분기 실적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보기술(IT) 종목이 흔들리고 바이오주가 무너지는 와중에도 꾸준히 실적 눈높이가 올라가고 있는 종목을 중심으로 길목을 선점해놔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4분기 실적 추정치가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59곳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27조861억원이다. '검은 10월'이 지나갔던 지난해 4분기(27조4756억원)보다 1.4%(3895억원)가 적다. 3개월 전 추정치(30조6203억원)과 비교하면 11.5%(3조5387억원)나 줄었다.
4분기 실적이 급격하게 어두워졌지만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조선해양과 BNK금융지주는 3개월 전에 비해 영업이익 추정치도 13.8%, 14.6% 크게 상향 조정됐다. 두 회사는 지난해 4분기 각각 2730억원, 477억원 손실을 냈으나 올 4분기에는 554억원, 982억원 영업이익이 추정된다.
NH투자증권(24.4%), 아모레G(25.7%)를 비롯해 두산(15.0%), 기아차(14.3%) 등이 실적 추정치를 끌어올리는 데 앞장섰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에 대해 "4분기 자체사업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될 것"이라며 "면세 특허권 반납 결정에 따른 적자사업 중단으로 향후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근 기아차에 대한 커버리지를 개시한 한화투자증권 김동하 연구원은 "SUV 볼륨 모델 신차출시에 따른 믹스개선과 마케팅 비용 감소, 셀토스 판매호조에 따른 인도공장의 빠른 램프업 등으로 내년 수익성 개선이 지속되며 이익 증가가 전망된다"며 목표가 5만3000원을 제시했다.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 눈높이도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3개월 전 337억원이던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현재 그보다 21.0% 상승한 408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176억원)보다 131.6% 불어난 규모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의 맥주와 소주 MS 상승세는 4분기에도 폭발적일 것"이라며 3만4000원이던 목표가를 4만원으로 올려잡았다.
반면 4분기 실적 부진을 일찌감치 예고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눈높이는 점차 낮아지고 있다. 3개월 전 7조1288억원이었던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현재 그보다 7.1% 준 6조6197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10조8006억원)보다 38.7% 쪼그라든 규모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감소하며 둔화할 전망이지만 내년 1분기 회복세 재개가 예상된다"며 "특히 내년도 전사 OP 규모는 반도체 특히 NAND 주도로 올해 26조7000억원에서 42조7000억원으로 개선할 전망"이라고 봤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4128억원)는 9월 5513억원에 비해 25.1% 줄었다. 삼성SDI는 82% 넘게 하향 조정됐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4분기 큰 폭의 적자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0년 LG디스플레이는 연간 WOLED 패널 출하량 570만대가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아직 LCD 패널의 4배 이상의 격차가 발생해 판매량 확대를 위한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고 내년도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