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건순 "386세대 허위의식이 문제… 전근대적 세계관 벗어나야"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서 강연
"한국사회 386세대는 특정 지배계급
이젠 청년세대가 정신적 독립해야
위정척사 관점 이분법적 사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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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건순 "386세대 허위의식이 문제… 전근대적 세계관 벗어나야"


"386세대의 세계관에는 도덕강박증이 깔려있다. 진보든, 보수든 자신들의 도덕성을 내세워 국민의 지지를 요구한다. '우리가 정의롭고 도덕적이니 특권을 누리는 게 마땅하다'는 생각은 조선시대 사대부적 자의식을 떠올리게 한다."

젊은 동양철학자 임건순 작가(사진)는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386세대에 대해 이 같이 주장했다.

우선 임 작가는 386세대를 재정의했다. 그는 "1960년대에 태어난 현재 50대 모두가 386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386은 특정 지배계급이다. 단순히 세대와 학력이 아닌 이념과 계급을 공유하는 이들을 386세대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발화권력을 쥐거나 노동시장 내 강력한 세력들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이들 세대가 청년들에게 미친 영향에 대한 주장도 이어졌다. 임 작가는 "1980년대생들은 386을 통해 초·중·고교 시절 교과 과정을 배우고, 대학에 와선 인문학을 배웠다"면서 "오랜 기간 동안 교육을 통해 귀속되면서 386의 사고대로 정치 상황을 바라보기 쉬워졌다. 청년 세대가 이제 정신적 독립을 해야 될 때"라고 했다.

그는 현 기득권 세력이 조선시대 사대부와 닮아있다고 설명했다. 임 작가는 조선시대 권력층들은 자신들이 도덕과 진리를 잘 알고 있다는 이유로 권력을 쥐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이 같은 사대부적 자의식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보수, 진보 가릴 것 없이 정치권은 권력층이 현안에 대해 특정 문제 해결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미래에 대비해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는지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과거 민주화 투쟁 경력 혹은 자신들의 도덕성 등을 포장해 내세우는 것을 통해 권력의 향배가 결정된다"고 했다.

권력쟁취 과정에서 악(惡)을 설정하는 것은 필수가 됐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그는 "기득권 세력은 자신들이 얼마나 도덕적이고 정의로운지 끊임 없이 얘기하기 위해 새로운 악이 필요하다"며 "여태 군사정권, 미제국주의, 거대재벌 등을 악으로 설정해왔다. 이처럼 위정척사적 관점으로 세계를 이분법으로 재단하고 늘 투쟁 방식으로 끌고 나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임 작가는 "도덕, 경제, 정치 등은 각자 고유의 영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386은 이것들을 분리하지 않는다. 도덕을 아는 자신들이 정치와 경제 모두를 관할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 "소수의 엘리트인 자신들이 설계한 대로 세상이 돌아가게 하는 것은 자본주의를 거스르는 전근대적 사고"라고 말했다.

386세대의 관점에서 탈피하기 위해 새로운 언어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그는 "386을 비판하면서도 그들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언어들이 많다"며 "오래된 관점을 버리려면 청년들에게 새로운 언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을 우리 것으로 만들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가 아닌 '미래를 잊은 민족에게 역사는 없다' 등으로 언어를 만들어내는 게 시작일 것이다"고 덧붙였다.

주현지기자 j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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