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위권 전체 수익 60% 차지
대형사 중심의 쏠림 현상 가속화
업체 10곳 중 4곳은 적자에 '허덕'
대형사 중심의 쏠림 현상 가속화
업체 10곳 중 4곳은 적자에 '허덕'
자산운용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전체 269개사 중 상위 10위권 이내 자산운용사가 벌어들인 이익이 전체의 60%에 육박하면서다. 대형사 중심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화면서 전체 10곳 중 4곳은 적자에 허덕였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69개 자산운용사의 올 3분기 누적(1~9월) 당기순이익은 64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상위 10위 이내 자산운용사의 순이익이 3780억원으로 전체의 58.4%를 차지했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분기까지 1364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타사를 압도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한 회사의 이익이 전체의 21%에 달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총 운용자산(AUM) 증가세와 더불어 미래에셋캐피탈 주식 보유(29.53%)에 따른 분기별 캐피탈 손익이 크게 늘어난 점이 당기순익 확대로 이어졌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지난해 인수한 미국 ETF 운용사 Global X의 실적이 작년 4분기부터 반영됐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며 "타깃데이터펀드(TDF) 시리즈를 중심으로 한 연금펀드와 다양한 안정형 상품에서 안정적인 자금유입이 이뤄지며 높은 운용보수가 발생했다는 점도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투자에 특화한 삼성SRA자산운용의 약진은 자산운용업계 2~5위권 판도를 뒤바꿨다. 삼성SRA운용의 올들어 당기순이익은 43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간 2위를 기록했던 삼성자산운용(409억원)을 앞섰다. 선두 미래에셋운용과는 격차가 컸지만 4위에 이름을 올린 KB자산운용(341억원)을 멀찌감치 따돌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톱10'에 들지 못했던 점과 비교해도 고무적인 성과다.
5위권에 든 이지스자산운용과 함께 부동산 분야로 특화한 강점을 십분 발휘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큰 자본력이 뒷받침 된 대형사 또는 업력이 오래되지 않더라도 틈새시장을 노려 전문성을 앞세운 신규 선두운용사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운용업계 역시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는 업권인 만큼 자금이 클수록 운용범위가 넓어진다는 점에 주목해 대형화 독식구조가 뚜렷해지는 것은 자연스럽다"며 "특히 국내 대체투자 성장세는 결국 부동산 성장세인 것으로 관측되는데 그만큼 다른 금융자산을 통한 수익이 내기 어려운 환경에서 부동산 투입 자금이 확대된 결과"라고 말했다.
반면 269개 자산운용사 중 108개(41%)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10개 운용사 중 4곳은 적자를 면치 못한 셈이다. 당기순손실을 낸 108개 운용사 가운데 45곳은 2개 연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존폐 기로에 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은 지난해 3분기 내 13억원대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같은 기간 29억원 넘는 손실이 났고 라살자산운용(-10억원), 스팍스자산운용(-15억원), 시몬느자산운용(-12억원) 등도 두 자릿수 적자를 낸 상태다.
차현정기자 hj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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