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운동권 '용퇴론'에 신중론
우상호 "모욕감 느껴" 반발도
한국당 등 야권 쇄신론 힘실어
우상호 "모욕감 느껴" 반발도
한국당 등 야권 쇄신론 힘실어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불붙인 정치 세대교체 열기에 온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졸지에 '정치 기득권'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게 된 중진들은 섣부른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한편,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전반적으로 정치권 쇄신은 호응을 받고 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주로 신중론을 펴는 모양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임 전 실장의 불출마 선언과 관련해 "우리 정치의 가치·노선과 문화, 구조를 어떻게 혁신하고 발전시킬지와 관련한 지혜 차원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자칫 임 전 실장의 불출마 혹은 정계 은퇴가 이른바 민주화 운동권 세대의 주축인 586 용퇴론으로 번지는 것을 경계했다. 임 전 실장과 직접 만나 의중도 파악할 생각이다.
민주당 내 대표적인 586으로 분류되는 우상호 의원도 '86그룹 용퇴론'에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우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586이) 무슨 자리를 놓고 정치 기득권화가 돼 있다고 말한다"며 "약간 모욕감 같은 것을 느끼고 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국당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김 의원이 3선 중진인 데다 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까지 맡고 있어 파장이 크다. 더욱이 김 의원이 한국당을 향해 '민폐', '좀비'라는 수위 높은 표현을 거침없이 쓸 정도로 쓴소리를 해놓은 터라 한국당 내부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의 이야기는 충정이라 생각한다"며 "원내대표 소명을 다한 후에는 어떤 것에도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에 반해 한국당의 최연소 의원인 신보라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세연·김성찬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관련해 "현재의 당 모습으로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절박함과 보수 세력의 인적쇄신, 세대교체라는 대의를 위한 용퇴"라고 평가하며 "지금 정치권에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의견이 80%를 넘어섰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군소 정당들 역시 거대 정당에 쏟아지는 쇄신론에 힘을 싣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거대양당 기존 구조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면서 "여의도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사람만 바뀌는 단순 물갈이가 아닌 정치구조 개혁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성엽 대안신당(가칭) 대표는 "민주당과 한국당에서 연이은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최악을 기록한 20대 국회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정작 이 사태에 책임을 져야할 양당 지도부에겐 쇠귀에 경 읽기 일 뿐이다."고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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