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8일 국회의원 세비를 최저임금 5배 이내로 삭감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특권 철밥그릇'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국회를 개혁해야 한다는 의지를 담은 법안이다.
심 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 세비를 국회의원보수산정위원회가 결정하도록 하는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되는 독립적인 국회의원보수산정위를 설치하고, 국회의원이 받는 보수의 총액을 최저임금의 5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재 국회의원 세비는 최저임금의 7.25배 수준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회의원 세비를 30% 가량 삭감하는 효과가 있다.
심 대표는 "국회의원이 받는 고액의 세비는 국회의원 특권의 대표적인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내년 국회 예산안을 보면 국회의원 세비는 국회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공무원 보수인상률 대로 또 2.8% 인상된다. 국민들의 비판을 받기 전에 국회가 먼저 개혁하자"고 제안했다.
심 대표는 또 국회의원 세비 가운데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 등을 즉각 폐지하자고 주장했다. 심 대표는 "국회의원 본연의 업무인 입법활동을 하는데 별도의 항목을 만들어 활동비를 지급하고 있다"며 "더구나 소득세가 과세되지 않는 비과세항목이어서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고 폐지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심 대표의 개정안에는 정의당 소속 국회의원 6명 전원과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유성엽 대안신당(가칭) 대표, 손혜원 의원 등이 참여했다. 심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소위 원내 교섭단체 3당은 한 명도 서명해 주지 않아 아쉽게 생각한다"며 "국회개혁을 더 이상 말로만 하지 말자"고 꼬집었다.
심 대표는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는 지금 신뢰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현역 국회의원들이 연달아 불출마 선언을 하고 국회를 물갈이 하자고 한다.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는 진정성, 정치에 대한 성찰이 담긴 결정을 존중해야 하지만, 국회의원의 기득권은 그대로 놔둔 채 사람만 바꾼다고 국회에 대한, 정치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기는 어렵다"고 국회개혁에 힘을 실었다. 심 대표는 여야 대표에게 "'특권 없는 국회' '일하는 국회'를 위해 5당 대표 정치협상회의에서 합의안을 도출해 올 해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자"고 제안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8일 국회 정론관에서 국회의원 세비삭감 법안 발의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