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14일 상조업체에 대한 대규모 직권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개정된 할부거래법(자본금 3억원→15억원 상향)이 올해 시행되면서 부실업체가 다수 정리됐지만, 재등록한 업체에서 위법행위가 적발된 데 따른 조치다. 공정위는 지급여력비율이 업계 평균보다 낮은 곳을 선제 조사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올해 상반기 상조업체 30곳을 조사한 결과 적정 해약환급금 미지급 13건, 선수금 미보전 7건 등을 적발했다. 공정위는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이 업계 평균인 92%보다 낮아 재무 관련 운영부실 우려가 있는 업체를 조사해 소비자 피해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공정위는 오는 18일부터 27일까지 관할 시·도 담당자와 함께 합동 조사반을 구성, 상조업체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조사 중이거나 올해 상반기 조사가 이뤄진 업체는 조사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상조업체별 적정 해약환급금 지급이나 선수금 보전비율 준수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계획이다. 계약체결 강요·계약해지 방해 여부나 과장된 정보제공 등 할부거래법상 금지행위도 확인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최근 상조업체가 회원 가입비 명목으로 소액을 미리 받는 식의 거래형태가 '선불식 할부거래'인지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업체가 상(喪)을 치르기 전에 상조상품에 대한 대금을 미리 받는다면 이는 선불식 할부거래에 해당해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올해 말까지 소비자가 상조회사 재무건전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회계지표를 개발하고, 내년부터 모든 상조업체 회계지표를 공개할 계획"이라며 "현행 회계지표 문제점을 보완한 새로운 회계지표로 상조업체의 자발적인 재무건전성 개선 노력을 유도할 것"이라고 전했다.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