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글로벌기관 일제히 1%대
KDI 올 2%내놓자 불신목소리
투자부문 개선 가능성 의견에
"삼성 투자 믿고 장밋빛? 성급"
KDI 올 2%내놓자 불신목소리
투자부문 개선 가능성 의견에
"삼성 투자 믿고 장밋빛? 성급"
"그나마 정부의 체면을 세워줬다."
13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2.0%에 대한 평가다. 실제 국내외 다른 주요 연구기관 전망치보다 다소 높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정부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지적한다.
그만큼 다른 연구 기관들의 우리 경제에 대한 평가는 어둡기만 하다. 한국금융연구원을 비롯해 LG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 메리츠종금증권, KB증권 등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대 후반으로 예상했다. 해외 IB(투자은행)들의 시각은 더 비관적이었다. BoA메릴린치와 모건스탠리는 1.6%, 1.7%로 1%대 중후반으로 내다봤다. 이들 뿐만이 아니다. 한국은행도 지난 7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수정 발표했는데 최근 성장률 목표치 달성이 힘들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1%대 달성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우리 경제가 2% 성장률을 달성하기엔 아직 성장 동력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KDI가 성장률 2% 가능성을 제시한 이유는 투자 부문에 있다. KDI는 2019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설비투자가 -7.0%, 건설투자 -4.1로 각각 전망했다. 하지만 금융연구원은 같은 기간 설비투자가 -7.9%, 건설투자는 -4.5로 KDI 전망치보다 마이너스(-)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역시 건설투자 조정과 수출 및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되면서 소비 증가세가 약화돼 성장세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부문 역시 KDI는 올해 1.9%를 제시했지만 금융연구원은 1.8%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브리핑에서 "설비투자가 상반기엔 상당히 큰 폭으로 마이너스를 보였지만 3분기 들어서 대폭 축소됐고 4분기엔 더 많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 같은 기술적 반등이 4분기에 있을 것이며 기업 시설 투자 관련 소식도 (성장률에) 조금이라도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31일 올해 3분기 실적발표에서 4분기 중 10조9000억원 규모의 시설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시설투자 계획(반도체 23조3000억원, 디스플레이 2조9000억원) 가운데 작년 9월 말까지 집행된 것은 반도체 14조원, 디스플레이 1조3000억원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투자계획을 올해 경제전망에 반영한 것은 다소 성급한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또 성장률 하향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건설투자가 올해 4분기 마이너스 폭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반도체 수요 회복도 내년에나 그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경제연구원 한 관계자는 "KDI가 제시한 수치는 다소 보수적으로 전망한 것 같다"면서 "일례로 삼성전자의 계획대로 투자가 이뤄진다면 설비투자 부문이 개선되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다만 효과는 올해가 아닌 내년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무엇보다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건설투자는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 폭탄으로 4분기에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성장률 2% 달성이 어려운 것도 건설투자가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경제연구원은 "성장률 2% 달성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순수하게 민간에서 투자와 소비가 이뤄진다며 현실 불가능한 일일 수 있다"면서 "결국엔 재정 투입으로 심리적 마지노선(2%)을 지키느냐 못 지키느냐 기싸움을 펼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성승제기자 ba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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