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속이 빈 호박 모양의 '쿠커비투릴' 이용
별도 장치 없이 부산물 제거할 수 있어 항상성 유지
별도 장치 없이 부산물 제거할 수 있어 항상성 유지
IBS 제공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김기문 단장 연구팀이 호박모양의 분자인 '쿠커비투릴'을 이용해 우리 몸 속 세포처럼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는 생체모사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세포는 대사활동을 통해 에너지를 소모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을 세포 내 기관을 이용해 밖으로 배출하며 항상성을 유지한다.
초분자화학 분야에서 세포와 같은 항상성 유지 시스템을 화학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생체모사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생성된 부산물이 내부에 축적돼 항상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속이 빈 호박 모양이 분자 '쿠커비투릴'을 이용해 세포가 부산물을 스스로 제거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쿠커비투릴은 아미노산 유도체의 하나인 트립토판 유도체를 일종의 손님으로 인식해 내부의 빈 공간으로 불러와 결합하는 특성이 있다. 또한 이 복합체는 산성조건에서 일정한 모양의 결정을 스스로 조립한다.
연구팀은 이 '쿠커비트릴-트립토판 유도체'에 산성 물질인 '트리클로로아세트산'을 에너지원으로 공급한 후, 열을 가해 부산물을 제거하는 장치 없이 스스로 주입된 에너지원을 소모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김기문 단장은 "부산물을 제거하는 별도 장치가 필요했던 기존 모사 시스템과 달리 장치 없이 살아있는 생명체가 가진 고유한 특징을 모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성과는 화학분야 권위지인 '독일응용화학회지(지난달 25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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